한은,기준금리 3.5%로 5연속 동결…복합위기속 G2에 발목
한은,기준금리 3.5%로 5연속 동결…복합위기속 G2에 발목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08.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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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한미 금리차·환율 등 인상요인에도...중국·미국 리스크 커져.
파월 잭슨홀 연설에서 미국 추가긴축 가능성도 확인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4·5·7월에 이어 24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오르고 있어 인상요인이 상존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 부동산발(發) 리스크까지 겹쳐 위축된 경기가 더 불안해진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다 일단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을 한 것이다.

특히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회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한은으로선 미국의 추가 긴축의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없이 그대로 유지했다.

◇기준금리 7개월째 유지

앞서 2020년 3월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다.

같은 해 5월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차례, 0.50%p 두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지난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7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상저하고' 삐긋..'.경기하방' 우려

한은이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한 주요배경은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상황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전 분기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만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겨우 역(-)성장을 피했다.

더구나 최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중국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추가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실현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금통위에 앞서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경기회복이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중국발 금융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경기하방 위험도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가라앉는 경기에 초점을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추기에는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걱정거리다.

우선 기준금리 동결기조 속에서도 가계부채가 빠르게 다시 불어나고 있으며, 금리인하를 할 경우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줄었던 가계신용(빚) 잔액(1862조8000억원)은 지난 2분기 9조5000억원 증가했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폭이 사상 초유의 2.0%포인트(p)까지 커진 가운데 최근 환율도 9개월 만에 1,340원대에 올라섰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2.00%p(한국 3.50%·미국 5.25∼5.50%)로 유지됐으나, 미국의 추가인상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인플레이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물가에 대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여름까지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최근 몇달 동안 기저효과로 상승률이 낮아진 것일 뿐, 이 효과가 곧 사라지면 결국 가을과 겨울에 전년대비 상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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