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감독' 상호금융권…5년간 횡령 등 사고액 511억원
'허술한 감독' 상호금융권…5년간 횡령 등 사고액 511억원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08.29 10:38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고액수 새마을금고 가장 커…농협·수협·신협 順
감독체계 부실 각종사고…"신뢰회복 위해 내부통제 정비해야"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새마을금고와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전 사고액이 500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복잡한 관리·감독체계와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임직원들의 크고작은 횡령사고 등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각 상호금융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횡령 등 금전사고는 총 144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누적 사고금액은 511억4300만원에 달한다. 이중 회수된 금액은 425억6900만원으로, 회수되지 못한 잔여금은 133억9200만원에 이른다.

최근 건전성 우려가 제기된 새마을금고의 사고규모가 가장 컸다.  5년간 새마을금고 사고건수는 43건, 사고액수는 255억4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권 전체 금전사고액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횡령하거나, 시재금 등 회삿돈을 빼돌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횡령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강릉의 한 새마을금고에서는 148억원 규모의 대형 횡령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 외에는 ▲농협이 49건, 188억7800만원 ▲수협 14건, 33억7400억원  ▲신협 38건, 33억4900만원 순으로 사고액수가 컸다.

산림조합은 지난 5년간 금전사고가 0건이었다고 보고했다.

업계에서는 상호금융권 횡령이 잦은 이유로 허술한 감독체계와 후진적인 지배구조 등을 꼽는다.

각 상호금융중앙회가 일선조합의 비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수백에서 수천개에 달하는 개별조합을 제대로 들여다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감독체계도 매우 복잡하다.

신협(금융위)을 제외한 상호금융권은 각각 행정안전부(새마을금고), 농림축산식품부(농협), 해양수산부(수협) 등 각 주무부처에서 포괄적으로 감독하고, 금융당국은 건전성 감독권한만을 가진다.

이중 새마을금고는 건전성 감독마저도 행안부와 금융당국이 협의해서 하게 돼있다. 금융당국은 행안부의 요청이 있으면 검사를 지원할 수 있지만, 단독검사에 나설 순 없다.

지역 밀착형인 상호금융 특성상 임직원 이동이 잦지 않고 상호감시가 느슨하다 보니, 횡령이나 직장내 갑질 등 각종 비위·비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해 7월 상호금융권의 잇단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당시 상호금융권 대표들과 만난 뒤 "타 업권에 비해 규모가 작고 특정업무를 오랫동안 맡게 되거나 친소관계 문제 등이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며  "그런 점에 착안해 상호금융 고유의 내부통제 제도개선안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의원은 "고객들은 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 대해 동일한 신뢰를 기대하지만, 사고빈도는 상호금융이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며 "서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내부통제를 정비하고, 수시·교차점검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각 중앙회 차원의 상호금융 신뢰회복 프로젝트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