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의 계절’ 가을...독서 통해 ‘마음의 풍요’도 만끽하기를
‘풍요의 계절’ 가을...독서 통해 ‘마음의 풍요’도 만끽하기를
  • 조석남
  • 승인 2023.09.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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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사람만 독서량이 증가하는 ‘독서 양극화’ 현상 심화...우리의 내면도 독서를 통해 가꿔야

[조석남의 에듀컬처] 절기는 어김이 없는 듯하다. 처서(處暑)가 지나고 9월의 문턱을 넘어서니 어느덧 가을이 코앞에 왔음을 느낀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가슴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을’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단어가 ‘천고마비(天高馬肥)’, ‘등화가친(燈火可親)’이다. 이와 함께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이 등식처럼 따라온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 이유는 뭘까? 우선 농경문화의 관습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예로부터 가을에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쓰인 사자성어 ‘등화가친’은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어 학문을 탐구하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여름에는 등불을 가까이 하면 책을 읽기에 덥지만, 선선한 가을은 등불을 가까이 해도 책 읽기에 좋다는 뜻이다.

신경 호르몬의 변화도 이유로 거론된다. 계절 특성상 열매나 낙엽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우리 몸에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지만, 가을에는 세로토닌의 분비율이 떨어져 사람은 차분해지고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차분한 마음으로 독서를 하는 것이 외로운 마음을 위로하는데 좋은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날씨의 영향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가을 날씨는 보통 기온이 18~20℃ 사이, 습도는 40~60% 정도로 덥지도 춥지도 않아 독서에 쉽게 집중할 수 있는 좋은 날씨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밤이 차츰 길어지는 철이니 등촉을 밝혀 밤이 이슥하도록 책을 읽으면 좋고, 이따금 귀뚜라미도 울어주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오곡백과가 흐드러지고 결실의 풍요로움이 가득한 가을은 사람의 마음을 흐뭇하고 느긋하게 한다. 이런 때 자연스럽게 ‘지적 결실’을 희구하는 욕망도 일 수밖에 없다.

청나라의 장조(張潮)는 저서 『유몽영(幽夢影)』에서 ‘젊은 시절의 독서는 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에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을 구경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젊은 시절에는 창조성을 갖춰 진취적이어야 하고, 중년에는 크고 원만하게 뜻을 펼쳐야 할 것이며, 노년에 들어서는 삶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세상의 이치는 무상(無常)해 고정불변은 없는 법이니 구름이 아름다운 것은 머무르지 않아서이고, 달이 아름다운 것은 차고 이지러지기 때문이다.

세계 제일의 디지털 강국이자 세계 최상위권의 출판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책 읽는 사람만 독서량이 증가하는 ‘독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및 영상 매체의 발달, 게임문화 확산 등 ‘책 읽는 문화’ 경시 분위기가 만연한 때문이다.

인터넷이 마치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요술방망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터넷시대를 선도하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조차도 “나는 평일에는 한 시간, 주말에는 3~4시간의 독서시간을 갖는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넓혀주고 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지혜를 얻는 데는 책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렇듯 가을은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 속까지 살찌우는 풍요의 계절이기에 우리의 내면도 독서를 통해 가을의 달빛처럼, 단풍처럼 아름답게 가꾸면 어떨까 싶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조석남 (mansc@naver.com)

- 한국골프대 부총장

- 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 전 서울미디어그룹 상무이사·편집국장

-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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