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아, 반가워!"...EBS의 딩동댕유치원 자폐아 캐릭터 '별이'의 등장
"별아, 반가워!"...EBS의 딩동댕유치원 자폐아 캐릭터 '별이'의 등장
  • 이영미
  • 승인 2023.09.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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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캐릭터 등장에 느린아이 맘까페서 화제...우리는 더욱 별이가 반갑고, 저절로 힘을 다해 별이를 응원

[이영미 칼럼] 다시 얘기 하지만 자폐 스펙트럼에는 2천 7백여 가지의 증상이 있다고 한다. 자폐 장애, 경미한 자폐 증상을 가진 일반인을 포함한다. 인구의 3~4%가 자폐인이라는 통계가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편이다.

최근 EBS의 유아교육방송 <딩동댕 유치원>에서 자폐아 캐릭터 ‘별이’가 등장해 화제다. 딩동댕 유치원에 새로 들어온 자폐아 별이는 탈것을 굉장히 좋아해 이름을 줄줄 외고 다닐 정도지만 큰 소리가 나면 무서워하고 상동행동을 하며, 친구 관계 맺기에 조금 서툴다. 선생님은 별이가 어떤 아이인지 자세히 설명하고 이런 점을 주의하자고 말해준다.

반가운 캐릭터가 등장해 느린아이 맘까페에서는 난리가 났다. 보면서 오열을 했다는 부모부터 아이가 좋아했다는 반응까지 기뻐하는 목소리는 모두 같았다.

다른 나라에는 이미 등장해 있다. 미국의 대표적 유아 프로그램 “세서미스트리트”가 먼저 시작했다. 여기서도 ‘줄리아’라는 자폐아를 비롯해 한국계인 지영 등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좋아했다.

사실, 이 별이를 등장시키기 위해 제작진은 조사와 자료수집, 면담을 진행해 1년여 시간을 준비했다고 한다. 전에도 드라마를 통해 우영우라는 영리하고 독특한 캐릭터가 나와 자폐인의 긍정적인 측면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자폐인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유명 배우, 교수, 연구원 중에도 많아

그러나 우영우나 레이먼(영화 레인맨의 자폐인)은 또 다른 한계가 있었다. 우리 곁의 특별한 친구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두뇌가 굉장히 좋은 모습이 나오는데, 이 때문에 한동안 자폐아라고 하면 우영우처럼 머리가 굉장히 좋으냐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거기다 우영우는 암기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각종 사건 사고의 법리적인 해석 능력이 돋보일 만큼 응용적, 융합적인 사고력과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너무 뛰어났다.

‘당신은 스스로 밥상을 차려본 적이 있습니까?’ 라고 일갈하거나 법과 인생에 대한 자신만의 통찰을 밝힐 때는 미숙한 자폐아가 아니라 지혜로운 성인으로도 보였다. 그건 마치 우영우에게, 현대인들이 잊고 살아가는 순수한 지혜를 기대하는 걸로 보여 비현실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음지에 있던 존재들을 양지로 끌어왔다는 것 만으로 박수를 보내며 좋아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았던 이유다.

생각보다 많은 자폐인이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유명 배우도 있고, 교수도 있다. 연구원도 많다. 그러나 더 많은 자폐인이 편견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밀려나 있기도 하다. 또한 그들은 울고 웃고 실수하고 잘못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최근의 연구 가운데는 자폐인들의 사회화가 어려운 이유를 주제로 하면서, 그들도 보통 사람들과 같은 감정과 판단력을 갖고 있지만, 언어 등으로 ‘신체화’하는것의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는 이론이 있다. 

학교서도 자폐를 포함한 느린 아이들은 한 반에 3~4명 꼴, 비율은 늘어나는 추세

그들 중 일부는 자폐인이 신경회로가 남들과 달라 표현의 방식이 다른 것을 두고 병적인 증상으로 보지 말고 존중해 줄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아바타 등을 통해 가상 공간에서 정확히 의사소통하고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누구나 감정을 느끼고 표현 하지만 이들의 ‘다른’ 방식을 ‘틀렸다’고 배척하지 말아 달라는 이들의 주장은 다양성이라는 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별이의 등장은 무척 반갑다. 이들을 폄하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도록 오래 고민한 흔적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누구나 늙고 병도 든다. 거의 대부분이 환자나 장애인이 된다. 학교에서도 자폐를 포함한 느린 아이들은 한 반에 3~4명 꼴이 되고 비율은 늘어나는 추세다. 느린 아이들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지만 다 그렇지는 않다. 

언론에 보도된 몇 가지 사건들을 두고 어떤 댓글은 나치 시절처럼 격리하고 없애라고 했다. 어울려 살아가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을테지만 이 시점에서도 용기 있는 방송인들은 공부하고, 만나고 고민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별이가 반갑고, 저절로 힘을 다해 별이를 응원하게 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이영미<klavenda@naver.com>

동화작가/문화예술사

세종대학교 대학원 미디어컨텐츠 박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신문만화

전 명지전문대 글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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