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반도체가격·운임하락,건설현장 붕괴사고 등 영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반도체·석유제품 등 수출부진과 건설현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난 2분기(4∼6월) 국내 기업들의 성장·수익성 지표들이 크게 나빠졌다.
한국은행은 12일 '2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서,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제조업 1만1604개·비제조업 1만1358개)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다.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뒷걸음친 것은 2020년 4분기(-1.0%) 이후 처음이다. 감소율은 2020년 2분기(-10.1%)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 감소폭(-6.9%)이 1분기(-2.1%)보다 더 커졌다.
세부업종 가운데 석유화학(올해 1분기 -3.5%→2분기 -17.1%), 기계·전기전자(-14.3%→-15.4%) 업종의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성장세 둔화와 IT(정보기술) 경기침체 등이 주요원인으로 꼽혔다.
비제조업 매출증가율도 1분기 3.6%에서 2분기 -0.7%로 급락했다.
각 기저효과와 운임지수 하락의 영향으로 전기가스(19.8%→10.0%), 운수(-5.9%→-14.8%) 업종의 증가율 하락폭이 컸다.
수익성 지표 악화도 뚜렷했다.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3.6%는 지난해 2분기(7.1%)의 약 절반에 불과했다.
세전 순이익률(6.0%) 역시 1년사이 1.2%포인트(p) 낮아졌다.
비제조업(지난해 2분기 5.1%→올해 2분기 4.6%)보다 제조업(8.6%→2.9%)의 영업이익률이 더 많이 떨어졌다.
세부업종 중에서는 제조업 가운데 기계·전기전자(12.1%→-1.6%)와 서비스업 중 운수업(15.8%→8.7%), 건설업(6.5%→3.3%)의 이익률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도체 가격하락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해운 운임하락, 건설현장 붕괴 재시공에 따른 영업손실 탓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재무 안정성 지표를 보면, 전체기업의 2분기 부채비율(90.8%)이 1분기(95.0%)보다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26.0%)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12월 결산법인은 미지급 배당금을 (장부상) 부채로 잡아놓기 때문에, 2분기 배당금이 지급되면서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