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지난 6월 말 기준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에 진입한 주가연계증권(ELS) 잔액이 7조458억원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 약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대 다수는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손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3년 상반기 중 증권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운용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녹인이 발생한 ELS 잔액은 7조458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잔액(96조3000억원)의 7.3% 수준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녹인 잔액 7조3000억원보다는 3000억원 가량 감소했지만 이는 잔액 중 일부가 만기 도래하면서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LS는 특정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여 수익률을 얻는 상품이다. 만기기간 내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가격 아래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즉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인 녹인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에 더해 약속한 이자를 준다. 반면 녹인 밑으로 내려갈 경우에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잔액 중 대부분은 홍콩H지수를 편입한 ELS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228.63포인트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50%이상 하락했고 그 후에도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중 절대 다수가 2022년에 신규 진입됐다.
ELS의 만기는 대개 2∼3년가량이다. 금감원은 녹인 구간에 진입한 ELS 중 6조281억원이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결국 내년 상반기까지 반등을 하지 못하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최근 홍콩H지수는 중국 부동산발 경기둔화에다 중국 경제 불확실성 심화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향후 홍콩H지수 추이 및 녹인 발생 관련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상반기 기준 ELS(ELB 포함)와 기타연계증권(DLS·DLB)을 합산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액은 31조2000억으로 전년 동기(29조3000억원) 대비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상환액은 35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6000억원) 대비 17조9000억원 늘었다. 상환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상반기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하며 조기상환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다.
상환액이 발생액을 상회하면서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6월 말 기준 9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02조2000억원) 대비 5조9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