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앞으로 회계를 공시하지 않은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상급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산하조직도 혜택을 못받는다.
고용노동부는 노조 회계공시 제도가 지난 1일 시행됨에 따라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https://labor.moel.go.kr/pap)을 개설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노동개혁의 일환인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계를 공시하는 노조에 대해서만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다. 시행 시기는 당초 내년 1월 1일에서 3개월 앞당겼다.
정부는 노조 조합비 세액공제는 사실상 세금으로 노조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니 만큼 회계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노조비는 지정기부금으로 분류돼 납부한 금액의 15%를 세액에서 공제한다. 납부액이 1000만원을 넘으면 30%가 공제된다.
노조는 10∼11월 두 달간 공시시스템에 2022년도 결산 결과를 공시할 수 있다. 조합원이 소속된 노조와 상급단체가 결산결과를 공시하면 올해 10∼12월 납부한 조합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공시시스템 개통 전인 올해 1~9월 조합비는 공시와 관계없이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조합원은 시스템에서 노조의 공시 여부를 확인한 후 내년 연말정산 시 조합비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조합원이 1000명 미만인 노조는 따로 공시하지 않아도 상급 단체가 공시하면 세액공제를 받는다.
고용부는 지난달 15∼26일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이 적용되는 상급단체와 산하 조직 673곳을 대상으로 8차례 사전교육을 실시했는데, 12.5%(84곳)만 참여했다. 정부는 온·오프라인 회계공시 교육과 회계 컨설팅, 공시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노조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4일 오후 6시 기준 회계를 공시한 노조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 한 곳이다.
상급단체가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회계를 공시한 조합원 1000명 이상 노조뿐 아니라 회계를 공시하지 않아도 되는 1000명 미만 노조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로 인해 노조 회계공시 제도의 ‘연좌제’ 지적이 나온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 회계공시 제도는 노조 회계 투명성에 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제도가 현장의 공감을 바탕으로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