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시계제로'...한은,기준금리 3.5%로 6연속 동결
경기회복 '시계제로'...한은,기준금리 3.5%로 6연속 동결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10.1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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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환율 등 인상요인에도 경기불안에 못올려.
미국 추가 금리인상 압박도 줄어 동결에 무게
이창용 한은 총재가 19일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4·5·7·8월에 이어 19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했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원/달러 환율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금리인상 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최근 소비부진과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둔화로 뚜렷한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일단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이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고조된 미국의 추가 통화긴축 압력이 최근 다소 줄어든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여유를 줬다.

만약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너무 많이 뛴 미국 장기채권 금리, 근원소비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 하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에 따른 경기불안 등을 고려해 연내 0.25%포인트(p) 추가인상에 나서지 않으면, 당분간 한국과 미국간 금리격차가 2.0%p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앞서 2020년 3월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다. 같은 해 5월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차례, 0.50%p 두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하지만 금리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9개월째 유지되고 있다.

이날 한은이 6연속 동결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배경은 역시 불안한 경기상황이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 순수출(수출-수입)만 늘면서 수치상으로는 겨우 역(-)성장을 피했다.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서도 소매판매액지수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부진과 함께 전월 대비 두달 연속 떨어졌다.

하지만 경기에만 초점을 맞춰 한은이 기준금리를 서둘러 낮추기에는 가계부채·환율·물가 등이 걱정거리다.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각 4조9000억원, 2조4000억원 늘어 4월 이후 6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폭이 사상 초유의 2.0%p까지 커진 가운데, 이달 초 환율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63.5원까지 뛰었다.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도 8월과 9월 두달사이 31억달러 이상 순유출됐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대비 3.7%)은 한은의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유가가 들썩일 경우 인플레이션 불씨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앞서 "미국·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 어렵다"며 "그렇다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는데 금리를 낮추기도 힘들다.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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