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車시장 사우디에 주목…'전기차 비중확대' 전략 수립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현대차·기아가 오는 2030년께 중동 지역에서 자동차 55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20일 제시했다.
올해부터 중동에서 연평균 6.8%씩 판매를 늘려 2030년께 2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2032년 35만대, 기아는 2030년 21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현대차·기아는 향후 중동에서 자동차 산업수요가 꾸준히 성장해 2030년 전후로 중동지역 자동차 시장규모가 300만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이러한 전략을 수립했다.
지난 1970년대 중동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기아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성장이 주춤하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양사의 중동 판매량은 지난 2020년 26만8311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32만4439대로 올라섰다.
올해 1∼3분기에는 현대차 16만2655대, 기아 11만8442대를 판매해 지난해 동기대비 14.2% 증가한 28만109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특히 중동에서 자동차 시장규모가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 자동차 시장규모는 2018년 42만대에서 지난해 64만대로 52% 성장해 같은 기간 역성장한 중동 전체시장 대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차·기아는 2030년 이후 사우디 자동차 시장이 2014년(80만대)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우디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완성차 판매순위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상반기 약 5만2000대를 판매해 일본 도요타(11만4000대)에 이어 완성차 판매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약 2만1000대를 팔아 3위 닛산(2만3000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사우디 판매상위 3개 차종은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 엑센트, 크레타, 기아의 경우 페가스, K5, 스포티지였다.
현대차·기아는 중동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향후 전기차 비중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6개 차종인 전기차 라인업을 오는 2027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려, 2032년에는 중동에서의 전기차 판매비중을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아도 전기차 비중을 올해 4종에서 향후 11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픽업트럭 등 새로운 차급 도입, 커넥티드 카 서비스인 블루링크 출시, 우수딜러 육성, 사회적 책임강화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기아는 중동 고객선호도를 고려한 전략형 모델을 개발해 볼륨(많이 팔리는) 모델로 육성하고, 전기차 서비스 인프라 구축 및 딜러채널 다각화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중동은 현대차와 기아가 반세기 전부터 진출한 시장으로, 대한민국 자동차가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곳"이라며 "오랜 전통을 가진 자동차 시장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각되는 중동에서 지속적인 성공스토리를 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