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필수재로 꼽히는 통신물가가 올들어 9월까지 3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금까지 통신물가는 낮은 상승률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휴대전화 요금에 더해 스마트폰 가격, 단말기 수리비까지 일제히 오른 탓에 2년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1∼9월) 통신물가(지출목적별 분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1990년(7.4%) 이후 33년 만에 최대 폭이다.
2018년 이후 4년 연속 하락한 1∼9월 통신물가는 지난해 0.7%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승 폭을 더 키웠다.
통신물가는 휴대전화 요금, 단말기 가격, 인터넷요금, 휴대전화 수리비, 유선전화료, 우편서비스 등 6개 품목으로 구성된다. 세부항목별로 등락은 있지만 전체 통신물가는 지금까지 상승률이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로 유지돼왔다.
휴대전화 요금이 소비자물가 항목에 포함된 1995년 이후 연간 통신물가는 2016·2017·2022년 등 3개 연도만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가 오른 해에도 상승 폭은 모두 1.0%를 밑돌았다.
최근 통신물가 상승세는 휴대전화료와 휴대전화기가 견인하고 있다. 휴대전화료와 휴대전화기의 물가가중치는 각각 31.2, 11로 통신물가를 구성하는 6개 항목 중 1·2위다.
휴대전화기는 신제품 출시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9월 3.5%나 올랐다. 관련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최대 폭 상승세다.
같은 기간 휴대전화 통신요금도 0.2% 오르며 전년(0.4%)에 이어 상승세가 계속됐다. 2년 연속 물가가 오른 것은 관련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인터넷 이용료도 0.3% 오르며 통신물가를 끌어올렸다. 관련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단말기 수리비도 액정가격 인상 등 여파로 5.1%나 껑충 뛰었다. 나머지 통신물가 항목인 우편서비스 물가, 유선전화료 등은 증감없이(0%)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통신요금 부담경감을 지시한 뒤로 통신물가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윤 대통령 지시이후 이동통신사들이 청년·고령층을 위한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고 한시적으로 무료데이터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통신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신물가는 6개 세부구성품목 중 가중치가 큰 휴대전화 요금, 휴대전화기 물가가 오르면서 상승세가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