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아파트 2곳 더 나와…"민간아파트엔 부실시공 없어"
LH ‘철근 누락’ 아파트 2곳 더 나와…"민간아파트엔 부실시공 없어"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3.10.23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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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초평 A3, 화성비봉 A3 등…철근 빠진 주차장 총 23곳
국토부 "무량판 427개 단지 전수조사 결과 ‘철근 누락' 전무“
경남 진주에 있는 LH 본사./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렸던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 11곳 중 2곳 지하주차장에서 철근(전단보강근) 누락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LH의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 단지는 23곳으로 늘었다.

반면 국토교통부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378개 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확인된 단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LH가 무량판 공법을 택해놓고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한 게 부실의 원인이라는 게 국토부의 지적이다.

LH는 23일 자체 시행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 11곳을 대상으로 정부 인증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의왕 초평 A3, 화성 비봉 A3 등 2곳의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달 입주를 앞뒀던 의왕 초평 A3는 총 918개 기둥 중 46개 기둥의 철근이 시공 과정에서 누락됐다.

2025년 6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 중인 화성 비봉 A3는 총 921개 기둥 중 28개 기둥의 철근이 설계 과정에서 구조 계산 및 도면 표기 누락으로 빠졌다.

이들 단지에 대한 보강 공사는 다음 달 말 완료될 예정이다.

앞서 LH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LH 아파트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나, 총 102개 단지 가운데 91개 단지만 조사했다.

이에 따라 당초 조사에서 빠진 11곳과 민간 참여 사업 단지(LH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가 설계·건설·분양 담당) 19곳을 추가 점검한 결과 LH 자체 시행단지에서만 철근 누락 단지가 2곳 더 나타났다.

LH는 입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철근 누락 아파트의 보강 공사 이후 정밀 안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선 조사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20개 단지 중 19곳은 이달 말까지 보강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나머지 1곳인 남양주 별내지구는 입주자 협의회와 안전 점검 기관을 선정 중이어서 보강 공사가 늦춰지고 있다.

보강 공사에는 한국콘크리트학회의 검증을 받은 보강공법이 적용됐으며, 안전 전문기관을 통한 시공 과정에 대한 정밀 품질 검수도 진행된다고 LH는 밝혔다.

보강 공사가 완료된 후에는 입주민이 지정한 안전진단 전문업체에 정밀 안전점검을 의뢰해 지하주차장 전체의 구조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입주민 소통과 설명회 등을 통해 보강 공법의 안전성과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 입주민이 안심할 때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용절감 내세우고 관리는 소홀”…“민간은 미리 제작한 철근 구조물 현장 설치” 

다수 기둥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연합뉴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지난 8월 3일부터 9월 말까지 두 달간 진행한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 등 427개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 민간 아파트가 378개 단지이고, LH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의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분양·임대주택이 49개 단지다.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53개, 지하주차장에만 적용한 단지는 265개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 준공된 아파트 단지에서는 전단보강근(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LH가 공공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건설 공사에선 터 파기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무량판은 보를 두지 않아 층고를 낮출 수 있다. 즉, 땅을 덜 파도 된다. 암반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비용 절약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또 지하주차장 내부를 좀 더 넓게 쓸 수 있어 주차 공간도 늘어난다.

LH는 무량판 구조를 쓰면 기존 기둥식 구조에 비해 층고를 3.7m에서 3.5m로 낮출 수 있고, 주차 폭은 2.3m에서 2.4m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연간 6만3000호의 공공주택을 건설한다고 가정하면 보와 철근, 거푸집량 감소로 한 해 751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원가 절감이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도입한 주요 요인인 것이다.

무량판 구조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제는 무량판 구조는 설계와 시공상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현장 관리·감독을 다른 구조보다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근 배근이 복잡하기 때문에 설계자가 철근이 필요한 곳을 설계도에 명시해도 시공자가 이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거나 잘못 해석하기도 한다.

이에 민간 건설사들은 저마다 무량판 구조 시공 때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LH는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류 최소화를 위한 공법 개발에 소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태오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무량판 구조를 택한 민간 아파트는 대체로 공장에서 전단 보강근이 들어간 구조물을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는 형태로 공사를 진행했다"면서 “이렇게 실패가 나올 확률을 줄인 게 민간 공사와 LH 공사의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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