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기준 근원물가 3.2%↑…생활물가지수 4.6% 올라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이어가며, 정부의 전망치를 벗어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글로벌 유가의 변동성이 커진데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농산물값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탓에 소비자물가가 뚜렷하게 하향 안정화되지 못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의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37(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3.4%, 9월 3.7%에 이어 더 높아졌다. 지난해 7월 6.3%를 정점으로 올해 7월 2.3%까지 내려온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3%대에 머물고 있다.
석유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1.3% 하락했다. 다만 전년동월비 하락폭이 7월 -25.9%, 8월 -11.0%, 9월 -4.9% 등으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물가상승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전쟁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은 전월과 비교하면 1.4% 올랐다.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1월 물가는) 국제유가나 환율 등 외부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7.3% 올라 전월(3.7%)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채소류(5.3%)를 비롯한 농산물이 13.5% 뛰면서, 2021년 5월(14.9%)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상 농산물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안정화된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저온 등 기상여건이 좋지 않으면서 수확물이 줄어 가격안정화가 더딘 모습이다.
농산물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0.61%포인트(p)였다. 농산물 가격이 전체물가를 0.61%p가량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신선 채소·과실 등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1% 올랐다. 지난해 9월(12.8%)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신선과실지수는 26.2% 뛰어 2011년 1월(31.9%) 이후 12년9개월 만에 가장 오름폭이 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6%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6% 상승했다.
김보경 심의관은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지난해 10월 요금인상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대비 상승폭은 둔화됐으나 농산물 상승률이 증가했다"며 "석유류 하락폭도 축소되면서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장철 '金배추'…농경연 "1년 전보다 44% 비쌀 듯"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날 '농업관측 11월호 엽근채소' '농업관측 11월호 양념 채소' 보고서를 통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이 상품기준 10㎏에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5561원보다 43.9%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의 최대·최소를 제외한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인 6838원과 비교하면 17.0% 비싸다. 다만 농경연은 배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이달 순차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 재료인 대파는 이달 상품기준 1㎏에 2700원으로 1년 전의 1809원보다 49.3% 비싸고, 평년의 1724원보다 56.6% 높은 수준으로 각각 예측됐다.
이는 최근 기상악화에 따라 출하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건고추는 600g에 1만3500원으로 1년 전 1만2925원보다 4.4%, 평년의 1만1973원과 비교해 12.8% 각각 오른 수준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이달에 무 가격은 20㎏에 1만원 정도로 전망됐다. 이는 1년 전의 1만2102원과 비교하면 17.4% 낮고 평년의 1만1252원과 비교하면 11.1% 저렴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