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매각'가결…EU 승인 장애물 넘어
아시아나항공 '화물매각'가결…EU 승인 장애물 넘어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11.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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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과반 찬성…대한항공,EU서 '조건부 합병승인' 가능성 높여
아시아나항공 노조 반발 불식 과제 남아
2일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2일 인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천국제공항 계류장 모습.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또 한번의 고비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가 그동안 제기해온 '유럽 화물노선에서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며,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에 속도를 내게됐다.

◇아시아나 이사회 'EU 집행위에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시 경쟁제한 우려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EU 집행위에 제출하는 데 대해 동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조치안의 골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으로,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전제로 한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모처에서 열린 이사회에는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를 비롯해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다.

사내이사였던 진광호 안전·보안실장(전무)은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라 출석하지 않았다.

약 4시간가량 이어진 이사회에서는 시정조치안의 동의여부를 묻는 안건이 표결에 부쳐졌다.

이사회는 참석 이사 5명 가운데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해당안건을 가결 처리했다. 원유석 대표와 사외이사 2명이 화물사업 매각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성측은 화물사업 매각안이 부결될 경우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한 EU 집행위의 승인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결국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기권한 사외이사 1명은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오다 가결로 분위기가 기울자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 경쟁제한 우려 풀고 9부능선 넘나…노조 설득은 숙제

대한항공은 EU 집행위의 기업결합 승인 앞에 놓인 장애물을 넘어설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EU 집행위는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따른 '유럽 노선 경쟁제한'을 우려해왔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더불어 대한항공의 14개 유럽 노선중 아시아나항공과 중복되는 4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이 거론돼 왔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날 EU 집행위에 앞서 거론돼온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이러한 시정조치안을 결의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이 즉각적인 EU 집행위의 승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EU 집행위로부터 '조건부 합병승인'을 끌어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시정조치안에는 우선 기업결합을 한 뒤 내년 중 화물사업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등 다른 항공사에 매각해 경쟁제한 우려를 줄이겠다는 제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전경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전경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유독 독과점 규제가 깐깐한 EU 집행위의 심사통과 가능성이 커지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9부 능선'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아직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시정조치안에 담은 것은 이들의 승인을 끌어내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노조측의 반발을 잠재워야 하는 과제도 남겨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일반노조)와 다수 조종사노조인 조종사노조(APU), 소수 조종사노조인 열린조종사노조는 모두 화물사업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는 방식의 매각에 고용불안 등의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일반노조는 EU 집행위측에 반대 서명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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