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인수 사모펀드, “배 채우는 데만 급급?"
서울 시내버스 인수 사모펀드, “배 채우는 데만 급급?"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3.11.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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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개사 중 7개사…임규호 서울시의원, “배당 잔치·자산 빼돌리기 의혹”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사모펀드들이 서울 시내버스 회사를 사들여 자신들의 배만 채우는 데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버스 준공영제가 소수 자본가들에게 금융상품의 하나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배당금 잔치를 벌인 뒤 빠져나가는 '먹튀'(단기차익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임규호 의원이 서울시 등에서 제출받아 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시내버스 65곳 가운데 2019년 말부터 사모펀드가 인수해 운영 중인 회사는 7곳이다.

이들 회사의 1027대로 서울 전체(7382대)의 13.9%를 차지하고 있다.

임 의원은 사모펀드가 잇따라 버스회사를 사들인 배경에는 준공영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시내버스의 안정적 운행을 위해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버스 운송수입은 업계가 전액 관리하며 표준운송원가와 65개 버스회사의 경영 성과를 반영해 업체별로 운송비용을 지급한다. 

만약 운송수입금이 운송비용에 못 미쳐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보전한다. 지난해 지원 규모는 8411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준공영제 도입으로 적자 경영의 부담이 사라지자 사모펀드가 시내버스 인수에 나섰고, 이들은 공공성에 눈을 감은 채 잇속 채우기에만 골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 의원에 따르면 2021년 말 사모펀드 운용사 A사가 인수한 B 업체는 이듬해 갑자기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 뒤 또 다른 버스회사 C사를 인수했다.

임 의원은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를 할 때에는 의결권이 필요한 보통주를 발행하기 마련인데, A사는 배당률 10%가 넘는 우선주를 발행했다"면서 "소수 투자자에게 고배당을 주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A사가 인수한 또 다른 D사와 관련해서는 "A사가 2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이익잉여금 190억원과 기타포괄이익금 161억원 등 총 371억원가량이 사라졌다"면서 "D사 자금을 사모펀드가 배당한 것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준공영제는 최근 소수 투자자에게 손실 위험이  없는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전락한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강화된 제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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