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주초 이른 아침부터 고위경영진을 소집해 주목된다.
6일 IC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새벽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김 센터장 주재로 그룹 최고경영진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비상경영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30일 오전에 이어 두번째이다. 회의에서는 지난주 설립계획을 밝힌 외부 준법기구 '준법과신뢰위원회' 설립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는 관계사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준법과신뢰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하고 지난 3일 초대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카카오 관계사의 주요 위험요인을 선정하고 관련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운영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된 과도한 관계사 상장,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독과점, 이용자 이익저해,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통제 등에 대한 관리·감독과 능동적 조사권한을 갖는다.
삼성그룹이 2020년 법원 요구에 따라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와 달리, 이 기구는 점증하는 규제압력과 비판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설치했다는 점, 명칭에 준법 외에 '신뢰'를 추가해 단순히 법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신뢰회복에도 강조점을 둔 게 차이점이다.
김 센터장은 지난 3일 "나부터 준법과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체계개편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회사의 택시 시스템에 대해 "부도덕하다"고 강하게 질타한 직후, 이른 시일안에 주요 택시단체 등과 일정을 조율해 전면적 수수료 체계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카카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을 위한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도 논의됐을 수 있다. 이날 카카오의 공동 주문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가 2021년 8월부터 진행한 농가지원 프로젝트 '제가버치'의 거래액이 지난달까지 268억원에 달했다고 밝힌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편, 지난달 26일 구속된 카카오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포함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김 센터장과 홍은택 대표의 송치도 검토하고 있다.
배 투자총괄대표 등은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