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22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9~10일 시한부 ‘경고 파업’에 이어 12일 만에 다시 파업을 하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의 인력 감축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조만 참여하고, 제2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파업 계획을 밝혔다.
핵심 쟁점은 인력 감축안이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막대한 누적 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이런 기본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지난 8일 열린 최종 교섭에서는 올해 하반기 660명을 신규 채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예정됐던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는 388명이었다.
하지만 노조는 나홀로 근무 방지를 위한 2인1조 보장 인력(232명), 수탁업무 인력(360명), 정년퇴직 인력(276명) 등 총 868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아울러 차량관리소 업무 자회사 위탁, 1∼4호선 구내 운전 업무와 특수차 운전 자회사 이관, 궤도 유지·보수 외주 위탁 등 '안전 업무의 외주화'에 반대하고 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이틀간 경고 파업을 했지만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11월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명 위원장은 다만 "우리는 언제든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서울시와 공사의 진지한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고 협상의 여지를 내비쳤다.
한편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경고 파업에 불참한 데 이어 2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난해 공사와 교섭단의 협상 결과에 따라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서울시는 노조의 근무태만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 9일에는 서울 지하철 8개 역을 조사한 결과 노조 간부 A씨는 10개월간 단 한 차례도 출근하지 않았고, 다른 노조 간부 B씨는 같은 기간 단 하루, C씨는 이틀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감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 근무 인력 부족 사태까지 초래했다”면서 “자정 노력 없이 경영 혁신 거부, 대규모 인력 채용을 요구하며 엄청난 시민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는 파업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민노총 소속 노조가 파업 방침을 밝히자 지난 8일 마련한 합의안 초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