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 이병철회장, 5년만에 다시 경영권분쟁에 휩싸였다
다올 이병철회장, 5년만에 다시 경영권분쟁에 휩싸였다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11.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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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주가폭락때 다올증권 2대주주로 올랐던 김기수 대표, 최근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이에앞서 9월20일엔 지분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영향'으로 변경공시. 본격 행동으로 들어간듯
과다한 부동산PF 때문에 크게 악화한 다올증권 등의 실적이 시비거리인 듯. 내년 주총 주목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1990년대 벤처투자의 귀재로 불리던 권성문 회장으로부터 2018년 경영권 분쟁을 통해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을 차지했던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5년이 지난 이번에는 자신이 경영권을 위협받는 상황에 빠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다올증권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 회사 측이 신청 내용을 송달받은 날 3일후부터 근무일 기준 30일 동안 김 씨가 요구한 장부 및 서류들의 열람 및 등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신청인들은 변호사, 공인회계사 기타 보조자를 동반할 수 있고, 다올증권이 이를 제대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1천만원씩 지급하라는 요구도 담았다. 다올증권은 또 이 가처부 신청 사실을 지난 14일 늦게 공시하는 바람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받기도 했다.

가처분 신청 소송관련, 다올증권의 지난 14일자 공시
가처분 신청 소송관련, 다올증권의 지난 14일자 공시

 

김 대표는 증시의 슈퍼개미로 불리던 인물이다. 지난 4월 말 차익결제거래(CFD) 발 주가폭락사태로 다올증권 주가도 연일 폭락하던 때 시장에서 다올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사 모아 일약 다올증권 2대 주주로 올라서 화제가 됐다.

지난 14일 기준 다올증권 최대주주인 이 회장 지분이 24.82%인 반면 김씨 및 그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14.34% 정도다. 아직 지분 격차가 10% 이상이지만 소액일반주주가 62%에 달해 김씨가 시장에서 추가로 지분을 대량 매수하거나 소액주주 등이 그를 지지하면 경영권이 달라질 수도 있는 지분 차이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지난 920일 공시를 통해 다올증권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한다고 공식으로 밝힌 바 있다.

회사 대주주로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벌이고, 필요하면 이사, 감사 등에도 자기 사람을 심어 넣거나, 경우에 따라선 경영권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예고였다. 이번 가처분신청은 그 첫 행동으로 보인다.

김씨는 법률대리인단에 경영권 분쟁 전문가들이 포진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했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은 내달 6일로 예정되어 있다. 다올증권도 법적 절차에 따라 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소송전을 통해 경영권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회계장부의 열람·등사 청구는 과거 행동주의 펀드들이 경영권 분쟁에 들어갈 때 보통 가장 먼저 취하는 행동 패턴으로 알려져 있다. 주주활동을 본격화하려면 정확하고도 상세한 회사 정보와 장부자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측이 소송전에서 이기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벌일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다한 부동산PF 금융 취급으로 현재 크게 고전 중인 다올증권과 다올금융그룹의 경영스타일이나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대해 주로 시비를 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올증권의 지분율  5%이상 주주 현황
다올증권의 지분율 5%이상 주주 현황

 

이 회장은 과거 자타가 공인하던 부동산금융 전문가였다. 국내 최초의 민간 부동산신탁회사인 다올부동산신탁을 세운 데 이어 국내 최초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다올자산운용을 설립했다.

하나금융그룹에 이 두 회사 지분을 넘긴 뒤 이름을 바꾼 하나다올신탁 대표이사 사장 겸 하나금융지주 부동산사업그룹장을 맡아 하나금융그룹의 부동산 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을 나온 뒤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세워 부동산 투자사업을 하다 권성문 회장의 KTB증권을 인수, 오늘날의 다올금융그룹으로 키웠다.

이 회장이 부동산금융 전문가였던 만큼 다올증권 등 다올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2021년까지 고속 성장을 했다. 하지만 금리급등과 레고랜드 사태등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악화되자 다올증권은 작년말 이후 급속히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표적 증권사들 중 하나가 되었다.

부동산PF금융 등에서 주로 생기는 다올증권의 채무보증관련수수료 수입은 작년 1~91,285억원에 달했으나 올 1~9월에는 5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다올증권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1~9878억원 흑자에서 올 1~9309억원 적자로, 적자전환했다.

다올증권의 종속 자회사인 다올저축은행 등까지 적자로 빠지는 바람에 작년 전체 1,069억원에 달했던 다올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올 1분기 115억원 적자로 돌아선데 이어 2분기 228억원, 3분기 324억원 등으로, 적자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다올증권의 수수료 수익
다올증권의 수수료 수익

 

올들어 다올신용정보와 다올인베스트먼트 등 알짜 계열사들을 부랴부랴 매각, 1,443억원을 마련한 덕에 당기순이익은 아직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인력정리-상여금 축소 등을 통해 판관비상 임직원 급여도 작년 1~9943억원에서 올 1~9455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김 대표 측은 이렇게 다올증권의 실적이 급감하자 지난 8월부터 회사에 여러차례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서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부동산금융 부실의 정확한 실태를 캐묻고, 지나치게 부동산금융에 의존하는 영업행태 등을 지적하는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소송전 이후 향후 주주 활동도 이런 내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앞으로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최소 수백억원이 더 필요하다. 중소형 증권그룹에 그만한 돈을 무리해서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영권 분쟁 등으로 주가를 다시 올려 상당한 투자차익을 올린후 적당한 시점에 엑시트하려는게 김 대표의 진짜 목적이 아닌가 하는 견해들도 없지 않다.

지난 4월말 주가폭락 시점, 김대표 측이 주식을 사모을 때 다올증권의 주가는 3천원대 중후반이 주류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16일 종가는 4,235. 보통 경영권 분쟁 뉴스가 알려지면 주가가 많이 오르는데, 다올증권 주가는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았다.

소송전보다 분쟁의 강도를 더 높여 진짜 지분 매집에 들어가면 주가가 치솟을 수 있다. 정말 그렇게까지 갈지는 소송전과 내년 3월 주총을 지켜봐야 대충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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