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NH농협은행이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은행권에서 ELS 판매 중단 조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29일 NH농협은행에 따르면 ELS 상품 가운데 원금 보장이 가능한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LB)을 제외한 ELS 판매를 얼마 전부터 전국 지점에서 중단했다는 것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주가 폭락으로 손실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원금 손실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는 상품은 판매리스트에서 아예 뺐다”고 밝혔다.
국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가 만기인 ELS의 판매 잔액은 총 8조41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상품 구조와 주가수준을 감안하면 3조~4조원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만기 도래 ELS의 판매 잔액을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4조7726억원으로 가장 많고, NH농협은행(1조4833억원), 신한은행(1조3766억원), 하나은행(7526억원), 우리은행(249억원) 순이다.
금융감독원은 홍콩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 등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에 나선 상태다.
우선 조사 대상은 판매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으로,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과 홍콩H지수의 변동성 등을 제대로 알리고 설명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초 1만~1만2000포인트까지 올랐다가 현재 50% 수준인 6000포인트까지 추락했다.
개별 상품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내년 상반기에 주가지수가 지금보다 20~30% 이상 반등하지 않는다면 주가 하락폭만큼의 대규모 손실이 불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