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등을 추가로 수출하는 3조4475억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매출액(연결기준)의 52.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다연장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8월에 K-9 212문, 11월에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계약은 K-9의 남은 계약물량(460문) 중 일부인 152문을 금융계약 체결 등을 조건으로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이다.
이번 계약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및 자주포용 155㎜ 탄약과 K-9의 유지·보수를 위한 종합군수지원패키지(ILS)를 공급하고, K-9 유지 부품의 현지생산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당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업체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2차 계약을 맺어 모든 계약을 매듭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이 특정구매국에 정책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한도가 차면서 계약 협상이 지연돼왔다.
이번 계약은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이 국내 방산업계에 공동대출을 통한 금융지원을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다만,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차 계약은 잔여물량(460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는 규모로, 아직 308문에 대한 계약과제는 남아있다.
계약규모가 축소된 것과 관련해 방산업계에서는 일단 금융지원 한도가 부족하거나 금융지원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폴란드와의 협상 과정에서 계약규모가 축소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 10월15일 총선에서 야권연합이 과반을 확보하면서 현재 정권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외신에서는 야권연합이 '친(親) 유럽연합(EU)'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점을 들어 한국이 맺은 방산계약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뒤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남겨 둔 현대로템은 "현재 폴란드와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존계약 실행을 통해 맺은 폴란드와 깊은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폴란드와의 남은 계약물량을 모두 마무리해 K-방산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