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재점화…장남 조현식, 지분 공개매수 나서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재점화…장남 조현식, 지분 공개매수 나서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3.12.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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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최대 56.86% 확보 목표…인수단가 2만원, 24일까지 공개매수
조현범, 횡령‧배임 기소가 빌미…“공개매수 성공 가능성 불투명”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식 고문(왼쪽)과 조현범 회장./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의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조 고문은 MBK파트너스와와 함께 전체 주식의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시장에서 사들여 조현범 회장(42.03%)을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르겠다는 방침이다. 조현범 회장이 최대 주주로 회장직에 오른 2021년 이후 두 번째로 형제의 난이 재개된 것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회사인 주식회사 벤튜라를 통해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선다. 공개매수 대상은 한국앤컴퍼니 일반주주 지분 중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이다. 특별관계자로 조현식 고문과 여동생 조희원씨가 참여했다.

인수 단가는 주당 2만원이다. 전 종가 1만6820원에 18.9%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총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조현범 회장으로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고 조 고문 측이 18.93%, 조희원씨가 10.61%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게 되면 조 고문 측의 지분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에 달한다.

조 고문 측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의 횡령, 배임 이슈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반주주들의 요구를 이사회에서 원활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 간의 분쟁도 이어지는 등 회사의 안정적 운영과 중장기 성장 전략 시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조현범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 고문 측은 이어 "공개매수자는 국내 1위 타이어 제조회사의 대주주 지위를 가진 대상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해서 이를 안정화 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 경영 혁신, 주주 가치 제고 및 재무 구조 효율화를 추진하여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공개매수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벤튜라 측이 확보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 고문(18.93%)과 조희원 씨(10.61%)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에 달한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나, 벤튜라에 합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조 고문 측 지분율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에 달하게 돼 조현범 회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벤튜라의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진행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조현범 회장 지분율이 42.03%에 달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 기관 투자자와 소액 투자자 17.25%, 외국인 10.37%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1만6000원을 넘는 상황에서 벤튜라가 주당 2만원에 원하는 만큼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오히려 조현범 회장이 지분율을 더 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범 회장은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조현식 고문 측이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한 만큼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타이어 일가의 ‘형제의 난’은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돌연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조 명예회장이 차남인 조 회장을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한 것이다. 이에 장남인 조 고문과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은 크게 반발했다. 

조 이사장은 곧바로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고문은 이듬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었다. 조 고문은 주총에서 자신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출시키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경영권엔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결국 2021년 말 조 고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조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형제의 난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회사 자금 20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구속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조 고문은 총수 부재로 시장 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그룹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두 번째 형제의 난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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