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요소 공공비축량 두 배 확대…1회 구매수량 한도 설정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정부는 6일 중국이 수출을 중단한 산업용 요소의 국내 재고가 충분하고,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정상적으로 수입을 하고 있다며 사재기 등 불필요한 요소수 구매를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영진 1차관이 이날 서울 롯데마트 월드타워점에서 요소수 수입·유통 기업 관계자들과 면담하며 "국내 재고 및 중국 외 계약 물량으로 3개월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입 대체선이 이미 확보돼 기업들도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던 2021년과 달리 충분히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 차관은 "기업들이 제3국으로 수입 다변화를 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재 운영 중인 공공 비축 물량도 과감히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량용 요소의 안정적 수급에 문제가 없으니 국민들께서도 안심하시고 필요한 물량만 구매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산업용 요소 수입액 중 중국산 비중은 2021년 71%에서 '요소수 사태'를 겪으며 2022년 67%로 한때 낮아졌다. 그러나 저렴한 운송비 등 가격 요인이 작용해 중국산 비중은 지난 해 다시 90%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요소 수급 불안이 반복되는 만큼 제3국에서 국내 산업에 필수적인 상품들을 들여올 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유인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윤희용 상무는 이날 면담에서 “이번 주에 베트남산 요소 5000톤을 추가로 계약했다”면서 “중동, 동남아 등에 다양한 수입 대체선이 이미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 산업용 요소 수요는 월 6000t 수준이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산업용 요소의 절반가량을 공급한다.
롯데정밀화학의 베트남산 요소 추가 계약으로 요소 물량 확보량은 기존의 3개월분에서 3.7개월분으로 늘어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롯데정밀화학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원하면 베트남과 중동 등에서 추가로 산업용 요소 구매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병환 1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합동 '경제안보 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요소 수급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6000톤인 차량용 요소 공공비축 물량을 이른 시일 내에 1만2천t으로 두배 늘리기로 했다. 물량을 한 달 사용분에서 두 달 사용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수급 애로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서는 현재 보유 중인 차량용 요소 비축 물량 2000톤을 조기에 방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유통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차주단체와 주유소 등에 1회 요소 구매수량 한도 설정 등과 같은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을 요청할 방침이다. 지금도 각 주유소에서는 1회 구매 시 요소수를 3통 이상 판매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수급 우려를 촉발한 당사국 중국과도 외교적 협의를 지속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고위당국자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의 요소 수출이 내년 1분기까지 제한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 공급이 제한될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선제적이고 지원이 확실한 효과들을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