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지뢰밭' 산재…금융·건설사,최근 한달새 신용도 집중 하향
'PF 지뢰밭' 산재…금융·건설사,최근 한달새 신용도 집중 하향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3.12.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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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하향 12개사 중 5곳 'PF 리스크 탓'
기울어진 공사장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최근 한달새 신용도가 하향 조정된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내내 기업 신용도를 압박해온 PF 리스크가 연말 신용평가사 정기평가 시즌과 맞물려 추가 강등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일 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 3곳이 지난 8일 기준 최근 한달간 채권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을 낮춘 기업수는 총 12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5건은 하향 조정사유에 부동산 PF 리스크 확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연이어 등급전망에 타격을 입었다.  등급전망은 향후 등급조정의 방향성을 뜻한다. 지금 당장 등급자체를 조정하지는 않지만 당분간 재무상태를 관찰하며 해당방향으로 조정을 검토한다는 의미다.

우선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종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인 A+은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려왔다.

신용도를 조정한 한기평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9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약 9800억원인데 이중 브릿지론 비중이 57%, 변제순위상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중·후 순위의 비중은 73%로 집계됐다.

한기평은 "브릿지론은 본 PF 전환 지연으로 부실위험이 가중되고 있고 본 PF의 경우도 중후순위와 비(非)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위험이 높다"며 "PF 시장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자산건전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신평사는 다올투자증권 무보증사채(A)에 대해서도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한기평은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및 기업여신 규모가 483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4.7%에 해당해 양적 부담이 내재한다"며 "중·후순위 비중(90% 이상)과 브릿지론 비중(30% 안팎)을 감안할 때 질적 위험도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미 올해 초 계열사였던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매각해 PF발 유동성 위기를 한고비 넘긴 바 있는데 여전히 PF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기타 금융회사들도 'PF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할부리스 사업을 영위하는 엠캐피탈(A-)도 최근 나신평과 한신평으로부터 등급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브릿지론과 PF 등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재무안정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진 점을 우려했다.

또 한신평은 대신에프앤아이에 대해 부동산 PF 확대로 자산포트폴리오 위험이 커졌다며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를 유지한 채 등급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건설사도 여전히 PF 리스크에 시달리는 중이다.  최근 신세계건설(A)의 경우 브릿지 PF의 본 PF 전환 지연 및 PF 우발채무 증가 등을 이유로 한신평과 한기평으로부터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갔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 분양·착공이 감소돼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율이 크게 낮아지고 만기연장 사례가 증가, 부동산 PF 롤오버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미 기준금리 인하시점은 연말로 예상돼 의미 있는 업황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부동산 PF 리스크도 잔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현재 신평사들의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가 진행되는 만큼, PF 리스크에 따른 추가 강등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관련업종 중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기업 중 실적부진이나 PF 부담이 과중한 상태가 이어질 경우, 실제 등급조정까지 단행되는 경우도 추가로 나올 것을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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