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회장, 1년만에 또 KCC지분 대량매각. 이혼합의금 때문?
정몽익회장, 1년만에 또 KCC지분 대량매각. 이혼합의금 때문?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12.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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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상영 KCC창업주 차남인 정 회장, 11월말 보유 KCC주식 3만여주 79.5억원에 장내매도 지난 7일 공시
1년전에도 시간외매매로 23만주, 540억에 처분. 형제들의 지분매각,맞교환 없어 계열분리때문은 아닌듯
작년 9월 본처와 이혼후 1,120억원 합의금 소문. 이혼합의금이나 상속세 등 때문에 급전 필요한 듯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 창업자의 차남인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61)이 최근 보유 중이던 KCC 주식을 또 대거 처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C그룹 주력기업인 KCC는 개인 3대 주주인 정몽익 회장이 지난 1110일부터 28일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KCC 주식 33,759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지분매각 대금은 모두 79.5억원.

이로써 정 회장의 KCC 지분율은 종전 5.88%에서 5.50%, 0.38%포인트 낮아였다. 현재 KCC의 최대주주는 정 회장의 바로 위 친형인 정몽진 KCC그룹 회장(63)으로, 지분율이 19.58%. 정 회장의 바로 밑 동생인 정몽열 KCC건설 회장(58)은 개인 2대 주주(6.31%).

정몽익 회장은 작년 1122일에도 시간외 매매로 보유 중이던 KCC지분 23만주(지분율 2.59%)540억원에 처분한 바 있다. 이 첫 매각 직후 재계에서는 정 회장 3형제간의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지분 매각이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정몽익 회장의 지분 매각관련, 12월7일 KCC공시
정몽익 회장의 지분 매각관련, 12월7일 KCC공시

 

그때나 지금이나 정몽진 회장은 KCC, 정몽익 회장은 KCC글라스(26.06%),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29.99%)의 최대 주주다. 3형제는 다른 형제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지분들도 서로 조금씩 보유 중이다.

3형제가 서로 완전 계열분리하려면 이 소수 지분들의 정리부터가 필요하다. 작년 말 정몽익 회장의 지분 매각이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정몽진 회장이나 정몽열 회장의 지분 처분은 일절 없었다. 형제들간에 지분 맞교환같은 것도 없었다. 이 때문에 정몽익 회장이 계열분리를 염두에 두고 이렇게 KCC지분을 연달아 처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이제는 우세해졌다.

이번 지분매각 직전인 9월말 기준 KCC 주요 주주명단
이번 지분매각 직전인 9월말 기준 KCC 주요 주주명단

 

계열분리 목적이 아니라면 상속세나 이혼 합의금 조달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정상영 KCC 창업주는 생전과 사망 후 상속과 증여를 통해 세 아들들에게 재산을 비교적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2021년 사망 직전까지 갖고 있던 KCC 지분은 장남과 3, 손자 손녀들에게 조금씩 물려 주고, 차남 정몽익 회장에게는 여주 소재 금강CC 관리기업인 금강레저 지분들을 집중적으로 물려 주었다.

비상장기업인 금강레저에는 2020년 말까지 정상영(2.5%) 명예회장과 정몽진 회장(28.25%)의 지분도 있었다. 하지만 21년 정 명예회장 별세 후 이 두 사람의 지분이 정몽익 회장과 KCC글라스(28.25%)에 모두 넘어갔다.

현재 정몽익 회장의 금강레저 지분율은 38.85%. 자신이 최대주주인 KCC글라스가 보유한 금강레저 지분 28.25%까지 합치면 67.1%에 달한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른 것인지, 3형제가 합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골프장은 아무튼 둘째 아들에게 넘긴 것이다.

2022년말 기준 금강레저 주요 주주명단
2022년말 기준 금강레저 주요 주주명단

 

이런 과정에서 생긴 상속세를 3형제는 현재도 연부연납 중이다. 3형제의 상속세가 구체적으로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정몽익 회장 상속세만도 최소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형제는 상속세 때문인지 몇 년전부터 KCC 계열사들의 배당과 보수를 최대한 올려 책정하고 있다.

정몽익 회장의 경우만 하더라도 작년 KCC글라스로부터 분기 배당과 결산 배당으로, 모두 99.9억원을 받았다. 지분 5.88%를 갖고있던 KCC에서도 작년 41.77억원의 각종 배당을 받았다. 양 회사에서 올해 받을 배당도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강레저 최대주주로 작년 2.7억원의 연차 배당을 받았다. 작년 배당으로만 세 회사에서 모두 144억원을 받았다. 작년 KCC글라스 회장으로 받은 연봉 34.83억원까지 합치면 모두 180억원에 육박한다. 비상장사라 공시되지는 않지만 금강레저 회장 보수도 또 있을 것이다.

KCC그룹 규모로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이 정도 연봉과 배당이면 상속세 연부연납에도 크게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정 회장의 이번 2차 지분 매각은 이혼 관련 합의금이나 다른 긴급한 자금소요와 관련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많이 나오고 있다.

23년9월말 KCC글라스 주요 주주명단
23년9월말 KCC글라스 주요 주주명단

 

정몽익 회장은 과거 본처와의 여러 차례 이혼소송 등으로 화제와 물의를 자주 일으켰던 인물이다. 결국 20229월 전처인 최은정씨(60)와 두 번의 이혼 소송 끝에 합의 이혼했다. 이혼 10여일만에 그동안 사실혼 관계이던 곽지은씨(45)와 혼인신고, 재혼했다.

곽씨는 혼인신고 즈음인 작년 916일 보유 현금 2.17억원으로, KCC글라스 주식 4,954주를 취득, KCC글라스 최대주주(정몽익)의 특수관계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처인 최씨는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의 2녀 중 차녀다. 언니는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대표다.

정몽익 회장과 최은정씨는 지난 1990년 결혼했다. () 정상영 명예회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이어서 옛 현대그룹과 롯데그룹 오너 일가가 사돈이 된 셈이었다. 이 커플은 잘 살지 못하고 싸우다 헤어졌기 때문에 더 화제가 되었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최씨를 상대로 첫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6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이 정 회장에게 있다고 봤다. 파탄 원인을 제공한 사람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책주의 원칙이 적용됐다.

첫 소송 당시 이혼을 원치 않았던 최씨는 2019년 정 회장이 두 번째 이혼 소송을 내자 입장을 바꾸었다. 맞소송을 제기하고 재산 분할로 정 회장 측에 약 1,120억원을 청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정 회장의 당시 재산을 3천억원 정도로 보고 약 40%1,120억원을 청구했다고 당시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정 회장과 최씨 사이에는 이혼소송 전까지 1(현재 25) 2(현재 각각 32, 28)가 있었다. 3자녀가 있고, 이혼소송 중인데도 정 회장은 2015년 곽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결혼을 한 사실상 중혼(重婚)이라고 해서 당시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정 회장은 16년 연하인 곽씨와의 사이에서도 현재 2(각각 16,12)을 두고 있다.

23년9월말 KCC건설 주요 주주명단
23년9월말 KCC건설 주요 주주명단

 

정몽익 회장의 상장주식 재산가치는 11일 현재 시세를 고려할 때 KCC 지분이 1,050억원 상당, KCC글라스가 1,680억 안팎이다. 합치면 2,73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만 해도 4천억원 이상으로 추산되었지만 그동안 지분도 많이 팔고, 주가도 떨어져 줄었다.

정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강레저 주식은 비상장에, 거래도 잘 되지 않는다. 작년 말 순자산이 366억원인 골프장이어서 정 회장의 지분가치는 최소 수백억원 이상일 것으로만 추정된다. 상장, 비상장 주식을 모두 합하면 정 회장의 주식가치만 3천억원은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물려받은 부동산이나 본인 소유 부동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부인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액 1,120억원은 충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보유 주식이나 부동산은 쉽게 팔 수도 없고, 또 쉽게 팔리지도 않는다. 상속세도 내야 하고, 이혼합의금도 분할해서 내려면 급전이 필요해 그나마 쉽게 매각이 가능한 KCC 주식을 매각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아무튼 배당이나 보수도 많이 받는 정 회장이 1년 만에 또 보유 KCC주식을 대거 내다파는 것을 보면 이혼합의금이든 상속세든 무언가 급전이 긴급히 필요한 건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한편 KCC그룹은 공정위 기준 국내 자산 순위 35위 그룹이다. 국내 계열사 14개에, 22년 말 기준 자산총액 13.31조원, 22년 매출 6.65조원, 당기순이익 2,4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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