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캔맥주, 만두 등 일부 가공식품이 가격은 그대로 두고 크기나 용량을 줄여 사실상 제품 값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줄어든다는 뜻의 슈링크와 물가 상승 현상인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으로 ‘꼼수인상’을 한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은 13일 가격정보종합 포털사이트인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과 언론보도 등에서 거론된 상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9개 품목 37개 상품의 용량이 실제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생활용품·신선식품 제외)와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에 신고된 상품 53개 등이다.
조사 결과 참가격 내 가공식품 209개 중 최근 1년 이내에 19개 상품(3개 품목)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가공식품은 최소 7.7%에서 최대 12.5%까지 용량을 줄였다. 다만 ‘허니버터아몬드’의 경우, 제조사가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서는 9개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과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의 용량은 10.0∼17.9% 줄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의 경우 자사몰을 통해 용량 변경 내용을 안내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거론된 제품 10개에 대한 조사에서는 9개가 올해 용량을 줄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용량이 1.3∼20.0% 줄었다.
소비자원은 다만 일부 제조사가 용량 변경은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그릴 비엔나 소시지(2개 묶음)를 640g에서 560g으로 줄이면서 가격도 9480원에서 8890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10g당 가격은 약 8% 인상됐다.
소비자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설치, ‘꼼수 인상’ 제품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또 연내에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사와 모니터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내년부터는 식품과 생필품 용량 변화를 정기적으로 확인해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