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3.2조원 PF 대출 감당 못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3.2조원 PF 대출 감당 못해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3.12.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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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만기 PF 보증채무 3956억원…고금리·공사비 급등에 유동성 위기
시공능력 16위, 자구노력 허사…PF 부실 건설업계 확산 본격화 예고(?)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모습./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시공 능력 평가 16위인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갚지 못해 28일 오전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을 신청했다. 

PF 부실 문제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 때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태영건설은 방송사 SBS를 소유한 태영그룹의 모태 기업이다.

태영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워크아웃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 때문이다. 이날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한 480억원 규모의 PF 대출 만기일이다.

금융권 추산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

아파트·오피스를 지어 분양한 후 PF를 갚아야 하지만,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착공조차 못 한 현장이 많아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시공 능력 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

자력으로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75% 이상 동의하면 개시된다. 태영건설의 주요 채권은행은 산업은행, 국민은행 등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 하에 대출 만기 조정, 신규 자금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은 일몰됐다가 지난 26일 다시 시행됐으며 태영건설이 이에 따른 1호 워크아웃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태영건설은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다양한 자구 노력을 해왔다. 태영건설의 지주회사인 TY홀딩스는 최근 알짜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했다. 또 태영건설은 발전 회사인 포천파워의 보유 지분을 265억원에 팔아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돈으로 계속해서 만기가 돌아오는 PF 대출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회사들이 태영건설 대출 신청을 거절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태영건설의 자금 동원 능력을 믿지 못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2조8000억원(한국기업평가·8월말 기준)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 우발채무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건설업계의 PF 위기는 금융권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9월말 기준으로 부동산 PF 규모는 134조3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권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 중이다.

이에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6일 부동산 PF와 관련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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