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은 '데시앙'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중견 종합건설사이다.
최근 구순의 나이로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윤세영 창업회장이 1973년 서울 마포구의 한 극장 사무실에 '태영개발'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창업했다.
태영건설은 1980년대 말 1기 신도시 조성사업 등에 참여해 큰 성과를 거뒀다.
당시 확보한 자금을 발판으로 1990년 노태우 정부에서 국내 첫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방송(현 SBS)을 설립했다.
태영건설은 이후 사업확장을 거듭하며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사업은 물론, 도로·철도·항만 등 국가 기간산업을 건설하는 토목사업, 방송시설·의료시설 등을 건설하는 건축사업 등을 하고 있다.
경남 양산 사송 데시앙(4400여가구), 대구 도남 데시앙(2400여가구), 마산메트로시티Ⅰ·마산 메트로시티Ⅱ(각 2100여가구), 성남 판교 데시앙(1300여가구) 등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었다.
아울러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국회 제2의원회관, 성남 아트센터, 창원 마산야구장 등을 건설했다.
레저와 임대, 자산관리 등의 사업부문도 두고 있으나 매출의 대부분은 건설사업 부문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SBS 설립 당시만 해도 도급순위 30위권이었으나, 2020년 이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선 13∼17위에 오르내렸다. 올해는 16위였다.
프로농구협회 회장을 지낸 윤 창업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아들 윤석민 회장(58)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석민 회장은 취임이후 태영건설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TY(티와이)홀딩스를 설립했다.
윤 회장이 최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 SBS, 블루원, 에코비트 등을 주요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은 여전히 그룹내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계열사다.
공교롭게도 경영권 승계이후 태영건설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18년 매출은 3조6911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3조원을 밑돌았으며 지난해는 2조60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4582억원에서 지난해 915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120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나 회사의 부채를 고려할 때 이익이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의 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태영건설은 올 하반기 들어 부동산 PF 문제로 유동성 위기설, 워크아웃설이 계속 나왔다.
실제 티와이홀딩스는 최근 물류사업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했다. 이에 앞서 환경계열사인 에코비트 주식을 담보로 KKR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티와이홀딩스의 SBS의 매각 전망도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강원도 철원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윤 창업회장은 SBS에 남다른 애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