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걸프 FTA' 뚫었다…'제2 중동붐' 확산
한국 '걸프 FTA' 뚫었다…'제2 중동붐' 확산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3.12.28 10:5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효시 한국 89.9%,GCC 76.4% 관세 철폐…에너지 안보강화 
자동차·기계·방산·식품·화장품 수출 도움…LNG·중유 도입관세 철폐
영상·의료 등 서비스시장도 열어…에너지·바이오 등 협력강화도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는 윤 대통령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악수하는 윤 대통령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한국이 28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6개국 협력기구인 걸프협력이사회(GCC)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에 앞서 '오일머니' 기반의 거대 GCC 시장과 FTA 체결에 합의한 쾌거이다.

한-GCC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25번째 FTA다.

이에 따라 향후 자동차·방산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고,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기반도 구축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서울에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산업부 장관 후보자)과 자심 모하메드 알 부다이위 GCC 사무총장이 장관회담을 열고, 한-GCC FTA 협상 최종타결을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GCC FTA가 발효되면 품목수 기준 한국은 89.9%의 관세를, GCC는 76.4%의 관세를 철폐한다. GCC측은 여기에 더해 4.1% 상품의 관세를 감축한다.

구체적으로 GCC 국가는 내연기관 자동차(5∼20년), 자동차부품(10∼20년), 기계류(즉시∼20년), 무기류(즉시∼20년) 등 한국의 주력수출품에 붙이던 5% 관세를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한다.

무기류의 경우 로켓발사기, 미사일, 탄약, 포, 전차·장갑차 등 대부분 제품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세계 무기수입 상위 10개국 중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동 국가들의 방산수요가 높은 만큼, 관세 철폐를 계기로 'K-방산'의 중동 수출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성장성이 높은 수출 유망품목도 다수 관세 철폐대상에 들어갔다.

소고기, 인삼류, 조미김 등 관세도 단계적으로 철폐돼 'K-컬처'를 타고 인기가 높아지는 'K-푸드'의 중동 수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부·눈 메이크업 제품 등 대부분 화장품, 의약품, 의료용 기기도 관세 철폐대상이다.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3% 관세,15년 철폐)·액화석유가스(LPG·3% 관세,5년 철폐), 중유·벙커C유 등 일부 석유제품(3∼8% 관세,10∼15년 철폐), 알루미늄 제품(1∼8% 관세,즉시∼15년 철폐) 등 GCC의 주력수출품에 붙이는 관세를 단계적으로 줄여 없앤다.

다만 양측간 양허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장 수입이 많은 원유는 관세 철폐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 중 10.2%에 해당하는 나프타는 FTA 발효즉시 0.5%의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GCC 수입액 923억달러 중 대부분인 97%가 석유, 천연가스, 알루미늄 등 에너지 및 자원품목이다.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입을 크게 의존하는 GCC와 FTA를 체결해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주요 에너지·자원품목 관세 철폐·인하가 이들 제품을 원자재로 활용하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GCC 농·축·수산물 중에서는 대추야자, 홍차 등 국내 생산이 없는 품목 관세를 철폐해 국내 시장영향을 최소화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GCC 주요국의 영화·비디오 배급 서비스, 의료 서비스 등이 한국에 개방된다. 

업무목적의 GCC 국가 입국 및 체류 조건도 개선한다.

아울러 한-GCC FTA는 에너지·자원, 바이오 경제, 첨단산업, 스마트팜, 보건산업, 시청각 서비스 등 6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별부속서를 채택했다.

사우디 원유를 실은 아람코 선박이 국내에 들어오는 모습
사우디 원유를 실은 아람코 선박이 국내에 들어오는 모습

지난 2008년 시작된 한-GCC FTA 협상은 2010년 중단된 뒤 장기간 진전이 없다가 12년 만인 지난해 재개됐다.

올해 한국과 GCC 주요국간  활발한 정상외교를 계기로 당국간 협상에 속도가 붙으면서 최종 타결까지 이어졌다.

지난 10월 타결된 한-아랍에미리트(UAE)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이어 한-GCC FTA 협상 타결까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의 핵심 교역파트너 중 하나인 GCC와의 경제협력이 강화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기준으로 GCC 6개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9위 규모다. 한-GCC간 교역액은 1026억달러로 중국, 아세안, 미국, EU에 이어 우리의 5번째 교역대상이다.

중동시장을 놓고 경합관계에 있는 주요국보다 먼저 FTA 타결에 성공한 것도 우리 기업에 당분간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GCC FTA로 거대 GCC 시장을 미국, EU, 중국, 일본과 비교해 선점하면서 신(新) 중동붐을 확산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CC가 현재 FTA를 맺은 곳은 싱가포르와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4국이 참여한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뿐이다. 영국, 중국, 일본은 GCC와 FTA 협상을 진행중이다.

안덕근 본부장은 "우리나라와 중동간 협력관계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GCC와 협력을 바탕으로 중동전역과 인접한 아프리카 권역까지 산업 및 에너지·자원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통상과 산업·에너지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