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이보라 기자] 신영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빗나간 증시 전망을 돌아보는 보고서를 냈다.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을 비롯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들은 28일 '2023년 나의 실수'라는 보고서를 내 화제다.
이들은 "미국의 재정 폭주를 예상하지 못했다" "사회적 요구와 시스템의 변화를 더 면밀히 읽었어야 했다" "(중국)부동산 구조조정은 예상보다 강했다" 등 각자의 실수를 적었다.
김 센터장은 실수를 복기하는 보고서를 낸 것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매년 주주서한에 자신의 실수를 언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버핏과 같은 레전드는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그의 태도를 존경하고 배우려고 할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2023년 전망에서 가장 크게 어긋난 부분은 '미국 경제'에 대한 예측이었다"며 "경착륙이든 연착륙이든 올해 미국 경제의 둔화가 불가피하고, 그 결과 달러는 약해지고 미국 증시가 다른 증시대비 초과수익을 기록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의 1.9%보다 둔화한 1%대 초반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개선된 2.4∼2.5%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경제가 올해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 재정지출 때문"이었다며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공표가 재정확대에 대한 사전적 단서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IRA가 대규모 재정지출을 예비하고 있었음에도 2023년과 같은 규모의 재정적자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됐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의 지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이 판단이 틀렸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코로나19 유행이후로 정부의 재정지출을 통제하는 장치가 미국 민주·공화당을 막론하고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이후 글로벌 경제와 자산시장은 '시장자체의 논리'보다는 '중앙은행'과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등 게임의 규칙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정치와 지정학적 통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