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장 과감히 정리… 태영건설 꼭 살리겠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9일 기존 자구계획 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과 담보 제공을 약속했다. 부족하면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 중 사주일가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사재 출연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티와이홀딩스와 대주주인 윤석민 회장, 그리고 창업자인 제가 채권단에 확약했다”면서 “기존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 이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 확보해서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 여러분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면서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을 골자로 한 기존 자구계획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해 태영건설에 투입할 계획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윤 창업회장은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중 미납분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집어넣는 등 당초 제시했던 4가지 자구안을 모두 지키기로 약속했다.
윤 창업회장은 “워크아웃 신청 이후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으나 일부 자구계획의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면서 “채권단 여러분께 오해와 혼란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측은 그동안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사주 일가 지분의 담보 제공 또는 매각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티와이홀딩스와 SBS 지분 담보 제공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윤 창업회장에 이어 윤석민 회장도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보유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고 창업회장님과 뜻을 같이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11일 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투표로 결정한다.
산은 회장 "태영 추가 자구안에 SBS 지분 담보 포함되길"
이에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태에서는 자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진정성 있는 추가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SBS 지분 담보가 포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태영 측의 지분 출연 시 경영권 보장 여부나 사재출연 규모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태영그룹이 보여준 모습이 국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잔액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