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8연속 동결 3.5%…물가·경기·PF·부채에 '고육지책'
기준금리 8연속 동결 3.5%…물가·경기·PF·부채에 '고육지책'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4.01.11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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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부실·경기 고려하면 낮춰야 하지만 물가·가계부채 불안이 '발목'
올해 하반기에나 인하 전망…시장에선 "이르면 7월" 기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2·4·5·7·8·10·11월에 이어 11일 기준금리를 3.50%로 묶었다.

기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이후 2년 넘게 이어진 통화긴축 탓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고조된 대출 부실위험과  2년 연속 경제성장률 1%대(실질GDP 기준) 추락 등을 막으려면 낮춰야 한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제1 목표인 물가안정 측면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3%대에서 내려오지 않는데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실히 꺾였다고 보기 어려워 일단 다시 금리를 묶고 물가·가계부채·미국 통화정책 등을 더 지켜보자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열린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없이 동결했다.

한은은 앞서 2020년 3월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다. 같은 해 5월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무려 아홉번의 동결을 거쳐 2021년 8월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다.

그 뒤로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과 2023년 1월까지 0.25%p씩 여덟차례, 0.50%p 두차례 등 모두 3.00%p 높아졌다.

금리인상 기조는 사실상 지난해 2월 동결로 깨졌고,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약 1년째 유지되고 있다.

◇한은,합리적 처방 언제까지

한은이 8연속 동결을 결정한 것은 한마디로 부동산PF·물가·경제성장·가계부채 등 상충적 요소들의 복합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딜레마 상황 때문이다.

성장률과 관련해 한은(2.1%)과 정부(2.2%)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민간은 다르다.

LG경영연구원(1.8%)·신한금융지주(1;7%)·KB금융지주(1.8%) 등은 고금리·물가에 따른 소비부진 등을 근거로 지난해(한은·정부 1.4% 추정)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서 부동산PF 등 취약부문에서부터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와 같은 대출 부실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성장부진과 부동산발 금융위기 등은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이지만, 여전히 불안한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쉽게 낮출 수도 없는 처지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3.2%)까지 다섯 달 연속 3%를 웃돌았고, 한은도 최근 여러차례 "누적된 비용압력 등 탓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4~12월 9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달에만 전체 가계대출이 3조1000억원, 주택담보대출도 5조2000억원 또 불었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이런 한은의 고충을 근거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금통위 회의에 앞서 동결을 점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제성장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지만 불확실하니까 인상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많이 안떨어지는 데다 미국의 현재 통화정책 등을 고려할 때 내리기도 어렵다. 따라서 동결 확률이 100%"라고 설명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반도체 회복을 중심으로 수출이 올해 경기에 긍정적 역할을 하겠지만, 소비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금리를 다시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금리 동결밖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동결행진이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과 함께 하반기부터 비로소 한은의 금리인하도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7월 첫 인하를 예상하며 "소비가 하반기로 갈수록 부진할 가능성이 큰데다, 이때쯤 서비스 중심으로 물가상승률 하락도 뚜렷해지면서 한은의 정책대응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의 동결(3.5%)로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폭은 2%p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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