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무관 135명, ‘초과 근무’로 속여 수당 부정 수령
금융위 사무관 135명, ‘초과 근무’로 속여 수당 부정 수령
  • 김보름 기자
  • 승인 2024.01.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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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적발, 3년간 2365회…민간기관 인력 파견 받아 ‘잡일’ 시키기도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금융위원회 사무관 135명이 초과 근무를 한 것처럼 꾸며 시간 외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금융위가 감독 대상인 민간 기관들로부터 직원을 불법 파견 받아 금융위 업무를 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지난해 실시한 금융위 기관 정기 감사에서 이러한 비위 사실을 확인해 시정·주의 등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근 3년간 금융위 사무관 182명을 대상으로 초과 근무 수당을 부정 수령했는지 표본 점검을 한 결과 74%인 135명이 부정하게 4661만원을 수령했다. 부당 수령한 횟수는 2365회, 부당 수령 시간은 3076시간이었다.

135명 중 특히 부정 정도가 심한 5명을 감사원이 직접 조사해 보니 평일에 저녁 식사나 음주를 한 뒤 귀가하던 도중에, 또는 주말에 특별한 업무가 없으면서 정부청사에 들렀는데도 잔여 업무를 위해 초과 근무를 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비위 정도는 해마다  심해졌다. 한 사무관은 2020년에 전체 초과 근무 횟수 중 부정하게 올린 횟수의 비율이 22.8%이었지만 2021년 41.0%, 2022년 71.7%로 늘어났다. 

금융위는 자체 점검에서 문제를 확인하고도 온정적으로 처분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부정 수령 정도가 심한 5명은 감사원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관행적 분위기였다", "청사 인근에서 저녁 식사 등을 하며 업무를 위해 대기한 것이었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청사 외부 카페 등에서 업무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다른 상당수 직원은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고, 위법한 관행이 인정될 수 없다"면서 "대상자들이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적발된 사무관들로부터 부정 수령액과 가산금 등으로 총 2억1632만원을 환수하고 비위 수준과 고의성 등에 상응하는 징계 등 조치를 하라고 금융위에 통보했다.

연합뉴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직제에 없는 부서를 두거나 민간에서 직원을 파견 받아 근무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는 2016∼2017년에도 국회와 행정안전부로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정부조직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르면 직제에 없는 부서를 두거나 민간에서 직원을 파견받아 근무하게 하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이번 감사에서 확인 결과 지난해 3월 기준 금융위 비정규 부서는 14개, 민간 파견 직원은 53명이었다. 그 규모는 타 정부 부처 대비 과다하며 운영 방식도 정부 조직 관리 지침 등에 어긋난다.

이런 위법·부당한 조직 운영으로 인해 2017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비용 2억원이 추가로 지출됐다.

민간에서 파견 받은 직원들에게는 공무원이 직접 해야 할 일을 넘기거나 단순 행정 보조를 시켰고, 그 중 다수는 내부 출입증이나 업무용 컴퓨터·전화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비공식 파견 인력이었다.

감사원은 금융위에 비정규 부서를 즉시 폐지하고, 부적정한 파견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주의를 촉구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에도 금융위에 대한 조직 진단과 정원 감사를 실시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금융위가 운영 중인 기술 금융제도를 개선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제도는 우수한 창업·중소기업에 대출한도나 금리상 혜택을 주는 것이다.

감사원은 "2014년 도입된 기술 금융제도가 그간 양적 확대에 치중하고 평가의 정확성·공정성이 부족했으나 금융위가 방치하고 있었다"면서 "제도 도입 취지를 살려 질적 내실화 방안을 마련해 제도를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한국은행에도 시중은행에 지원하는 기술 금융 대출 정책자금과 관련해 검증이 부실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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