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강기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방문, 비슷한 시간에 내려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외부 공식 일정이 없었으나, 화재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직접 현장을 돌아보기로 했으며, 한 위원장은 예정 일정을 조정해 화재 현장을 찾았다.
이날 서천은 영하 6.3도로 눈바람이 매우 거세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의 날씨였다.
녹색 민방위복 차림의 한 위원장은 현장에 먼저 도착해 약 15분 동안 시장 어귀에 서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남색 패딩 점퍼 차림의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당 관계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눴다.
이어 한 위원장과 마주한 윤 대통령은 악수를 하고 어깨를 툭 치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에 가깝게 깊이 숙여 인사한 뒤 웃으며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어 지역 소방본부장으로부터 화재 진압 상황을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보고 중 직접 몇 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한 발자국 뒤에 떨어져 보고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천 시장 입구 앞에 나란히 서서 불에 탄 내부를 둘러보고 각자 다른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익산역에서 다시 만나 함께 열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져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주목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서천 화재 현장을 함께 살펴보면서 최근 파문을 일으킨 대통령실과 당 관계는 봉합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언급하면서 '사천' 논란이 발생한 지 엿새만이다.
이후 김 비대위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과 관련해 과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거론하고, 한 위원장은 "국민들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등 발언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하라는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한 위원장이 공식으로 사퇴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국민의힘에서 정진석‧홍문표 의원, 김태흠 충남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