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증권사 대표를 모은 자리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주기 바란다”면서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대해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금융당국-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이 강조하고 증권사에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도 충분히 적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 원장은 “최근 검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발견됐는데 “이는 금융투자업계에 만연한 성과 만능주의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내부통제 조직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자원을 확충하고, 위법행위 임직원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은 물론 획득한 수익 이상의 금전 제재를 부과하는 등 강력하게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새 살이 돋으려면 굳은살을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PF와 관련해서는 엄청나게 강한 강도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일부 금융사나 건설사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냥 감내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기획재정부 등이 PF 시행사의 총사업자금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20%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방향성은 같다”면서 “20%가 아니라 100%에 가까운 정도로 자기책임을 질 수 없으면 앞으로 부동산 시행과 개발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 유관 기관과 10개 증권사 대표가 참석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에 보다 초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지원 강화 등 증시 수요기반 유지·확충을 위한 세제개편과 함께 소액주주 권익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지배주주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방지를 위한 자사주 제도개선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 해당 기업 스스로가 저평가된 이유를 분석해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소통하도록 유도하는‘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증권사들과 금융투자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를 강화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등 업계 차원의 과제를 발굴·추진하기로 했다.

일부 증권사는 ISA 신규 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기로 했다.

증권업계는 아울러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불공정 거래 행위와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불법 일탈 행위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현실과 수요에 부합하는 내부 통제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시장의 최일선에서 불법 공매도 관련 징후를 빠르고 정확히 포착하고, 유관기관의 불공정거래 관리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발생한 ‘라덕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체계 고도화 방안을 마련했고, 감시 인력이나 조직도 대폭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시가총액별·업종별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노력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가칭) 개발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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