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협회장은 이번에도 모피아(Mofia)들의 '놀이터'
생보-손보협회장은 이번에도 모피아(Mofia)들의 '놀이터'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4.02.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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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보험협회장 자리 또 모피아가 장악...김철주(61) 생보협회장, 이병래(60) 손보협회장 차지...정통관료 출신이지만 현장성, 전문성 부족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보험업계의 양대산맥인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두 보험협회 회장 자리를 또 모피아(Mofia)가 차지했다. 

최근 경제·금융부처 요직을 독점하며 화려한 전성시대를 달리고 있는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 합성어)’의 핵심 인물을 수장(首長)으로 내세워 정부, 금융 당국과 보다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보험업계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 공공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친 김철주(61)씨가 작년 12월 취임했다.

손해보험협회장은 재무부 국제금융국 국제기구과, 국제금융국 해외투자과, 증권국 자본시장과, 경제정책국을 거쳐, 금융위원회 보험과 과장, 혁신행정과 과장, 금융정책과 과장, 금융서비스국 국장을 지낸 이병래(60)도 작년 12월 취임했다. 두 사람 모두 정통 모피아 출신이다.

모피아란 옛 재무부의 영문 약칭인 ‘MOF(Ministry of Finance)’와 서구 범죄 단체인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재무부,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로 이어지는 오랜 기간 마피아처럼 끈끈한 인간관계를 구성해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였던 경제관료 집단을 지칭하는 말로 지난 1990년대부터 지금껏 쓰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고위공직, 기관장급에 모피아가 전체 직위수의 12.2%를 차지했었다.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장차관도 모피아가 꿰찼고, 주미 한국대사관 국토 담당관도 국토부가 아닌 모피아가 차지한 바 있다.​ 

지난 5년간 기재부 등 경제 관련 8개 부처 퇴직자 중 80%가 민간 기업이나 협회 등에 재취업 했다. 윤석열 정부 이후에 기재부 재취업 심사 결과에 따르면, 기재부 출신은 모두 취업이 승인되었고 이중 71.45%가 임원급으로 재취업했다. 모두 모피아의 대단한 위세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다.

김철주(왼쪽) 생명보험협회 회장과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사진=각 협회>

양대 보험협회장 공통점은 서울대·경제관료...보험산업의 발전 및 소비자권익증진은 '뒷전'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1963년생으로 대구 청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으로 김주현 금융위원장(77학번), 이복현 금감원장(91학번)과는 동문이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서울대 82학번 동기, 행정고시 29회 동기다.

1985년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해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의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했다. 이후 아시아개발은행 부소장으로 해외에 체류한 후 지난 2021년부터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손해보험협회장인 이병래씨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무역학과 81학번으로 행정고시 32회로 관직에 입성해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감독정책1국 시장조사과장, 감독정책2국, 보험감독과장, 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대변인,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거쳐 2015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2016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

반면 은행연합회장은 민간인인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했다. 행원에서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금융전문가이다.

하지만 이번 보험협회장들은 보험은 전문성이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민·관에서 보험산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피아들이 차지했다. 금융권에서는 연간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보험사들이 회비로 내고 있지만 양 보험협회가 수행 중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지 의문시 된다는 견해가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재작년 정권이 바뀐 후부터 보험업계에서는 두 협회가 정부, 금융 당국의 요구와 압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현 정부 들어 경제와 금융 부처는 물론 금융지주사까지 장악하고 있는 경제관료 출신들이 더 확실한 카드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은 “보험소비자가 내는 보험료로 연간 수백억원이 넘는 회비를 받는 양 보험협회를 실무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모피아가 차지해 산업의 발전 및 소비자권익증진은 뒷전이 되고 말았다"면서 "자칫 정부의 창구 역할과 모피아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러운 선임"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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