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60)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부임 1년 만에 경질됐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졸전 끝에 요르단에 0대2로 패한지 열흘 만이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감독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 자문 기구인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교체를 결정해 통보했다.
회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축구협회는 작년 2월 27일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난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으로 클린스만을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했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강조했지만, 손흥민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에 그쳤다.
조별리그에 이어 대회 중에만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대회를 마치고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 것도 공분을 키웠다.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 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경질에 따라 당면 과제는 새 사령탑 선임이다.
다만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는 시간이 촉박해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며, 후임은 국내 지도자가 맡을 방안이 유력하다.
정 회장은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내부 충돌 사건은 협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가 예상돼 향후 대표팀 구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