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해외부동산 투자로 벌써 1조원 날려
5대금융, 해외부동산 투자로 벌써 1조원 날려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2.19 09:5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 20조원대 투자, 평가수익율 -10.53%…가격하락으로 추가손실 전망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최소 1조1002억원의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CRE)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어서 손실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에 전체 원금은 20조3868억원이다.

투자 원금 규모는 하나금융 6조2458억원,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등이다.

5대 금융그룹은 이 중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총 10조4446억원의 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채권 외 투자 금액은 KB금융 2조8039억원(126건), 신한금융 2조7797억원(133건), 하나금융 2조6161억원(157건), 농협금융 1조8144억원(55건), 우리금융 4305억원(41건) 등이다.

현재 이 자산들의 평가 가치는 애초 투입한 원금보다 1조1002억원이 줄어든 9조3444억원으로,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로 집계됐다.

금융그룹별로 하나금융(-12.22%), KB금융(-11.07%), 농협금융(-10.73%), 신한금융(-7.90%), 우리금융(-4.95%) 등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한 5대 금융그룹의 내부수익률(IRR)의 경우 IRR 산출이 가능한 투자 514건 중 약 10%(51건)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10건 중 1건은 사실상 실패한 투자로 판명된 것으로, 금융그룹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그룹들의 세부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원금을 전부 까먹은 것으로 평가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는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KB증권이 2014년 10월 미국 뉴저지의 한 상업용 빌딩에 179억6800만원을 수익증권 형태로 실행한 투자의 평가 수익률은 -94.02%,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하더라도 IRR은 -14.14%로 저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이 2020년 12월 미국 전역의 30개 호텔을 포트폴리오로 218억872만원을 투자한 수익증권의 IRR은 현재 -63.30% 수준이다.

하나손해보험은 2018년 6월 뉴욕 맨해튼 중심가 20 타임스퀘어 건물 투자에 114억2242만원을 수익증권으로 투자했지만 IRR이 -98.49%로, 전액을 손실 처리한 상태다. 

농협생명보험도 같은 시기 이 건물에 571억원을 투자했다가 IRR -98.35%의 폭탄을 맞았다.

두 보험사 모두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98호'이라는 사모펀드에 거액을 집어넣었다가 낭패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2008년 6월 인도 주요 도시의 부동산 4곳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에 15억2400만원을 투입했다가 평가수익률 -99.21%를 기록했다.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 가운데 상당수는 2020년 이후 집행됐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 국면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대규모 손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코로나 이후 국내에서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기록했지만 나라 밖에서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해외 부동산에 내준 대출도 10조원…담보 가치 하락하면 위험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한 공실 상가./연합뉴스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대출 채권,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 대출 형태로 집행한 투자 규모도 약 9조9421억원으로,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경우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연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그룹들의 연쇄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그룹들의 대출 형태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하나금융 3조6297억원(98건), KB금융 2조8494억원(47건), 우리금융 1조7086억원(63건), 신한금융 1조2193억원(49건), 농협금융 5351억원(13건) 등이다.

국내 증권사 한 곳은 2022년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상업용 빌딩에 대출 채권 형태로 643억원, 수익증권 형태로 713억원 등 약 1356억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대출 채권과 수익증권 모두 전액 손실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부회장 : 김명서
  • 대표·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