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하림...양재 물류단지,땅값만 1조 벌었다
'꿩 대신 닭' 하림...양재 물류단지,땅값만 1조 벌었다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4.02.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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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6조8천억...신분당선 역사신설 등 공공기여금 7천억 부담
4525억원 매입부지,감정가 1조6천억원…분양수입 3조8천억원 예상
양재동 물류단지 부지
양재동 물류단지 부지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하림그룹이 숙원사업인 서울 서초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림이 경부고속도로 양재 나들목과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 인접한 노른자 땅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매입한 뒤 8년이 지난 지금 땅값만도 1조원 넘게 올랐다.

22일 하림과 서울시에 따르면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사업은 다음 주에 물류단지 지정승인 고시가 날 예정이다. 당초 서울시는 1월 말에 고시를 낼 계획이었으나, 조치계획서를 보완하는 절차가 예상보다 한달 정도 늦어졌다.

서울시 물류단지계획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2월26일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에 대한 통합심의를 진행해 '조건부 통과'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서울시는 하림에 교통개선 분담금 상향 등 28개 조치를 이행하라고 요구했고, 하림은 이행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래픽]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예정지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는 부지면적 8만6000㎡, 연면적 147만5000㎡에 용적률 800%를 적용해 지하에는 스마트 물류센터를 건립한다.

또한 지상에는 아파트(58층)와 오피스텔(49층), 호텔, 백화점, 상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아파트는 4개 동에 998세대이며, 오피스텔은 972실이다.

물류시설이 30%를 차지하고, 백화점 등 판매시설(상류시설)은 20%이며, 주거·문화·연구개발(R&D) 등 시설(지원시설)은 50%이다.

사업비는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 6조8712억원에 달한다.

하림은 사업비 외에 공공기여 등으로 추가 부담하는 금액이 6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은 공사진행 과정에서 나눠 내게 된다. 공공기여금은 토지가액의 25%인 4000억원이다.

하림은 지난 2016년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매입하고 물류단지 개발을 추진해왔는데, 이 부지는 탁상감정 결과 1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공공기여는 개발이익을 환수해 주변 기반시설에 쓰는 것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1000억원, 연구개발시설 1000억원 등이 포함된다.

이밖에도 신분당선 역사신설(가칭 만남의광장역), 경부고속도로 램프 4곳 설치 등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교통개선 분담금이 880억원 이상이다.

이같이 공공기여금과 교통개선 분담금 등을 합치면 하림그룹이 사업비 외에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7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하림에 요구한 조치계획의 핵심은 신분당선 역사신설에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신분당선 만남의광장역을 설치하려면 3000억원 이상이 필요한 데, 이 가운데 하림이 1000억원 이상을 부담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그룹은 사업비와 관련, 토지가격을 포함한 자기자본 2조3000억원 외에 금융기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6500억원과 3조8000억원의 분양수입으로 마련한다는 자금조달 계획을 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우리는 땅을 다 사놓은 거라 땅에 돈이 들어갈 것이 없고, 내년 하반기부터 분양으로 자금이 나올 것"이라면서 자금마련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사업은 서초구청 건축 인허가 절차를 거쳐 내년에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림 관계자는 최근 HMM 인수가 무산된 것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이제 양재동 물류단지 개발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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