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치료 지체 ‘80대 사망’ 현장조사…“미복귀자 사법처리”
정부, 치료 지체 ‘80대 사망’ 현장조사…“미복귀자 사법처리”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2.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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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지 이탈자 8939명…29일까지 복귀하면 불문”…
“상급종합병원 수술 50%, 신규 입원 24% 감소”…
전공의 집단이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7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중환자를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정부는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면허정지와 함께 사법처리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대전에서 진료 가능병원을 찾지 못해 병원 이송이 지체됐던 80대 환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는 의사 집단행동의 영향이 있는지에 대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7일 오던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전공의 수 기준 51∼100위 5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한 현장점검을 이번 주 안으로 완료해 근무지 이탈자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 사법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변함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면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오는 29일까지 복귀할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29일까지 병원에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요구하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특례법은 의료인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할 경우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 제기를 면제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장관은 "복지부는 작년 10월부터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속도감 있게 논의했다"면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통해 책임·종합보험과 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에 대한 형사 처벌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을 통해 환자는 신속하고 충분하게 피해를 구제받고, 의료인은 진료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오는 29일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 조속히 입법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조 장관은 또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80대 사망사건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낮 12시쯤 80대 여성 A씨가 의식장애를 겪다 쓰러진 후 심정지 상태로 53분 만에 대전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도착한지 10분 만에 숨졌다. A씨를 긴급 이송한 119구급대는 전문의 및 의료진 부재와 병상문제 등을 이유로 7곳의 병원에서 진료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해 혹시라도 중대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현장 확인과 신속한 조치를 위해 중수본(중앙사고수습본부)에 '즉각대응팀'을 설치·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 간호사 대상 진료지원인력(PA) 시범사업과 관련해서는 "전공의가 이탈한 종합병원에서는 의료 공백의 상당 부분을 간호사가 감당하고 있다"면서 "시범사업은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라 시행하는 것으로, 간호사가 의료기관 내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장이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내부 위원회 구성이나 간호부서장과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판례를 통해 간호사가 할 수 없도록 정해진 행위들은 여전히 제한된다.

27일 대구 한 대학병원의 진료접수 창구./연합뉴스

한편 복지부는 이날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6% 수준인 9909명이었다고 밝혔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72.7%인 8939명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전날을 기해 각 병원에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수련병원 레지던트 과정에 합격했는데도 계약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려는 것이다.

복지부는 현재까지 점검한 결과 경증 환자의 의료 이용에 일부 불편은 있지만, 중증환자 진료 등에는 큰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로 병원의 '의료 공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집단행동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신규환자 입원은 24%, 수술은 상급종합병원 15곳 기준으로 50%가량 줄었다.

이들은 모두 중등증(중증과 경증 중간 정도) 또는 경증 환자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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