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금융자산도 3년 연속 최대치 경신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지난해 해외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동시에 크게 늘면서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3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2871억달러로 전년 말(2조1687억달러)보다 1184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직접투자는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345억달러 증가했다. 이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공장 증설투자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
증권투자도 글로벌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거주자들의 지분증권 및 부채성 증권투자가 확대되면서 1174억달러 늘었다.
박성곤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브리핑에서 "지난해 대외금융자산 중 직접투자와 증권투자는 둘 다 역대 최대 규모였다"며 "거래요인과 비거래 요인이 모두 플러스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조5072억달러로, 전년 말(1조3974억달러)보다 1099억달러 증가했다. 국내 주가상승에 따른 평가잔액 증가 등 비거래요인의 영향으로 증권투자가 1395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7799억달러로, 전년 말(7713억달러)보다 85억달러 늘었다. 3년 연속 최대치 경신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278억달러로, 전년 말(1조217억달러)보다 61억달러 증가했다.
계약만기 1년 이하의 단기대외채권은 132억달러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의 대출금이 52억달러,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30억달러 각각 줄어든 영향이다.
장기대외채권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공기업 등 기타부문의 채무상품 직접투자가 74억달러 늘어 전체적으로 193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6636억달러로, 전년 말(6652억달러)보다 16억달러 감소했다.
만기별로 단기외채가 303억달러 줄고, 장기외채가 287억달러 늘었다. 이중 단기외채 감소에는 예금취급기관 차입금 121억달러 감소 등이 반영됐다.
박 팀장은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과 현금예금은 높은 해외 차입금리와 이란의 국내 동결자금 회수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대외채권은 현재 국내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확정금융자산을 의미하며, 대외채무는 확정금융부채를 의미한다.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은 제외된다.
이런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3642억달러로, 전년 말(3565억달러)보다 7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2022년 말 기준 39.3%에서 지난해 말 32.4%로 6.9%포인트(p) 하락했다.
준비자산 감소에도 단기외채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결과로, 2018년(31.1%) 이후 최저치였다.
같은 기간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25.0%에서 20.5%로 4.5%p 하락했다. 단기외채 비중은 2020년 말 29.1% 이후 3년 연속 하락해 1994년 관련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팀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되지만, 글로벌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대내외 거시경제와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