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 자영업자 연체율은 3% 넘어…30대 연체액 63% 급증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코로나19와 경기부진을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고금리 등으로 한계에 이르면서 갚지 못하는 대출규모가 1년새 50% 이상 불었다.
특히 사업경험이나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가장 빨리 뛰고 있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가계·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335만8499명의 개인사업자는 모두 1109조6658억원의 금융기관 대출(가계대출+기업대출)을 안고 있었다.
◇자영업자 3개월 이상 연체액 1년새 9조원 불어
2022년 말 327만3648명, 1082조6258억원과 비교해 1년사이 대출자가 8만4851명(2.6%), 대출잔액은 27조400억원(2.5%) 더 늘었다.
더구나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이상 연체 기준)은 18조2941억원에서 27조3833억원으로 9조892억원(49.7%)이나 급증했다.
평균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8%포인트(p) 뛰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수위의 신용평가기관으로, 주요 시중은행을 비롯한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출자의 동의아래 이 업체에 대출자의 금융정보를 제공하거나, 반대로 기업·개인의 대출·연체이력 등을 받아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이스평가정보의 통계에 실제 대출현황이 대부분 반영된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액 53%↑·연체율 1.03%p↑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상황은 1년간 더 나빠졌다.
전체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자영업자)는 현재 173만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8499명) 가운데 절반 이상(51.5%)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은 691조6232억원에 이르렀다.
다중채무 인원과 대출규모가 1년 전(168만1164명·675조347억원)보다 5만119명(3.0%), 16조3185억원(2.4%) 불었다.
이들의 연체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 빨랐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연체액(21조7955억원)은 2022년 말(14조2950억원)보다 7조5005억원(52.5%) 증가했고, 평균연체율도 2.12%에서 3.15%로 1.03%p 높아졌다.
◇29세이하 자영업 다중채무자 연체율 6.6% '최고'…2.2%p↑
특히 20·30대 젊은 자영업자들의 처지가 가장 어려웠다.
다중채무 개인사업자의 지난해 연체액 증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30대(30∼39세)가 62.5%(1조7039억원→2조7691억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세 이상 58.0%(2조8989억원→4조5800억원) ▲50∼59세 56.0%(4조4550억원→6조9491억원) ▲40∼49세 43.7%(4조8811억원→7조127억원) ▲29세 이하 36.1%(3561억원→4846억원) 순이었다.
연체율은 29세 이하(6.59%)에서 최고였고, 30대가 3.90%로 두번째였다. 40대(3.61%)·50대(2.95%)·60세 이상(2.51%)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연체율은 낮아졌다.
영업규모나 자산 등의 측면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20·30세대 젊은 자영업자들이 대출원금과 이자상환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연체율 상승폭도 29세 이하(2.22%p)와 30대(1.63%p)가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연체금액(단위: 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