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서 109억 배임사고…이석용 행장 '내부통제' 손놨나?
농협은행서 109억 배임사고…이석용 행장 '내부통제' 손놨나?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4.03.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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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담당 직원 4년8개월간 저질러…자체 감사로 확인
실거래가보다 높은 부동산 과다대출..."경찰 수사 중"
농협은행 사옥
농협은행 사옥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NH농협은행에서 109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업무상 배임으로 109억47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여신업무를 담당했던 한 영업점의 직원이 부동산관련 담보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배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차주의 매매 계약서상 부동산 거래금액이 실거래 금액보다 12억6000만원가량 높은 점이 확인돼, 대출금액을 과다 상정한 것으로 추정됐다는 것이다.

사고금액인 109억4700만원은 문제가 발생한 복수의 대출금액을 모두 합한 것으로, 은행측이 입은 실제 손실액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체 감사후 사고를 발견해 여신 취급자의 고의성 여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며 "현재 경찰이 수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대출은 현재 정상채권으로 분류돼 있다"며 "앞으로 채권보전과 여신회수 등을 위해 추가정보 제공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융사고가 발생한 기간은 지난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로  4년8개월에 걸친 장기간이다.

앞서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초 금융사고 없는 '청렴 농협'을 구현하자며 결의대회를 열었으나, 그 후로도 배임행위가 계속된 셈이다.

 NH농협은행의 금융사고 빈도와 규모는 주요 은행 중에서도 높은 수준에 속한다.

지난해 4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6개 주요 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2년 1분기까지 NH농협은행의 윤리강령 위반 사례 건수는 73건으로 6개 은행 중 2위에 이름을 올렸고, 횡령 등 사고는 밝혀진 것만 21건이다.

지난해 윤 의원이 공개한 ‘2016~2021년 업권별, 유형별 금전사고 현황’ 자료에서도 NH농협은행의 금전사고는 27건(2016~2021년 기준)이 적발됐고, 사고금액 규모는 은행 중 가장 높은 742억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사고와 관련된 NH농협은행 직원들은 은행 전산망을 조작해 112차례에 걸쳐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처리하고, 공금 횡령, 차명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들의 돈을 가로챘다. 최근에도 이와 같은 사고는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합뉴스

NH농협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로는 특유의 ‘솜방망이 처벌’ 분위기가 꼽힌다. 3억원이 넘는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은행 전산망으로 조작한 직원 9명은 과태료(180~2500만원) 처분만 받았을 뿐 이후에는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등은 NH농협은행의 폐쇄적인 인사‧지배구조, 금융사고 발생 시 권고사직 등 ‘꼬리 자르기’식 대처, 부실공시에 대한 부실감사, 횡령사고 축소‧은폐 등 전반적인 조직 분위기가 금융사고 재발 방지의 장애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금융권 전체가 이전보다는 적극적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불신은 여전한 상태다.

재작년 우리은행에서 700억원 대의 초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하나, 신한, KB국민, 농협은행 등 5대 금융회사에서 연이어 대형금융사고가 발생했으나 실제로 피의자 본인 외에 경영진 중에서 책임을 지거나 처벌은 받은 사례는 없다.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도 엄정하게 문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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