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현상 사내이사 선임에 국민연금 '반대'...'경영권 분리' 암초?
효성 조현준·현상 사내이사 선임에 국민연금 '반대'...'경영권 분리' 암초?
  • 정진교 기자
  • 승인 2024.03.07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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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조현준 회장엔 "기업가치 훼손 이력", 조현상 부회장은 "감시의무 소홀 등" 이유로

효성 조현준·조현상 ‘독립 경영’ 나선 숨은 배경엔 10여년 전 ‘형제의 난’ 내홍 극복에 무게감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 (사진=효성그룹)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진교 기자] 국민연금이 조현준(56) 효성 회장과 조현상 (53)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7일 제3차 위원회를 개최하고 효성·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 등 4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수탁위는 조 회장의 효성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조 부회장 선임 건은 '감시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각각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수탁위는 조 회장의 효성티앤씨 사내이사 선임 건도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 결정했다. 조 부회장의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 선임안은 '감시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효성중공업 감사위원회에 최윤수 위원을 선임하는 건은 찬성하기로 했다. 효성 정기주주총회는 15일,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은 14일 열린다.

앞서 재계 순위 31위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추가 신설해 ‘형제 공동 경영’에서 ‘각자 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간 그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된 계열분리가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현상 부회장이 조현준 회장과 각자 이끌 계열사를 나누며 독립에 나선 것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설지주사 출범 후 당분간 두 형제가 ‘효성’이라는 울타리에서 함께 지내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지분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 해석이다. 지주사 효성의 지분은 조 회장(21.94%)과 조 부회장(21.42%)이 0.52% 차이로 비슷하다.

검찰에 출석하는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

효성그룹, 10여년 전 ‘형제의 난’을 겪으며 극심한 '내홍'

조석래(89) 명예회장은 10.14%를 들고 있다. 계열사 지분의 경우 각자 주력 사업 지분율이 우세하다. 효성티앤씨는 조 회장이 14.59%를 보유했고 조 부회장은 지분이 전혀 없다.

반면 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12.21%를 보유했지만 조 회장 지분은 없는 상태다. 재계에서는 향후 상호 지분 정리를 통해 오너가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신설지주회사가 효성그룹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모양새가 될 전망이다.

효성은 10여년 전 ‘형제의 난’을 겪으며 극심한 내홍에 시달린 바 있다. 조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4년 조 회장과 주요 임직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면서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경영에서 손을 뗐지만, 그룹에 적지 않은 충격과 도덕성 훼손의 후유증을 남겼다.

효성은 1966년 설립한 동양나이론이 모태다. 이후 조현준 회장이 2017년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오너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두 형제의 공동 경영은 이듬해인 2018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6년여간 각자 주력 분야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나눠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여지를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신설 지주회사 설립과 관련해 조 명예회장이 두 아들에게 지분을 균등 배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분을 어떤 식으로 배분할지는 미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통해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지배구조 확립을 예상한다”며 “그룹 분리를 통해 각 사업부문의 성장잠재력 극대화를 꾀하고 오너 일가의 공동 경영 체제에서, 계열 별 독립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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