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한국 송환 결정...몬테네그로 법원,'美 인도' 뒤집어
권도형,한국 송환 결정...몬테네그로 법원,'美 인도'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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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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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먼저" 범죄인 인도요청 순서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
법원 대변인 "변호인이나 검찰 항소 포기시 며칠안에 한국 송환"
"현지 법무장관 최종승인 남아"…한국 송환여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연합뉴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에 대한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으로 송환을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지난 5일 권씨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으로의 인도를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로 하고 재심리를 명령한 데 따른 것이다.

항소법원은 당시 미국 정부 공문이 한국보다 하루 더 일찍 도착했다고 본 원심과 달리 "한국 법무부가 지난해 3월24일 영문 이메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 미국보다 사흘 빨랐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정부 공문에는 권씨에 대한 임시구금을 요청하는 내용만 담겨 있어 이를 범죄인 인도 요청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국의 공문은 하루 늦게 도착했지만 범죄인 인도요청서가 첨부돼 있었다.

항소법원의 판단을 하급심인 고등법원으로선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범죄인 인도요청 순서가 권씨의 인도국 결정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셈이 됐다.

앞서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범죄인 인도청구 순서와 범죄의 중대성, 범행장소, 범죄인의 국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도국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권씨의 현지 법률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그동안 한국의 인도요청 시점이 미국의 요청 시점보다 앞섰고, 권씨의 국적이 한국인 점을 근거로 "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과 국제조약들을 보면 그는 한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권씨측이 한국행을 강력하게 요구한 건 경제사범에 대한 양국의 양형차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 피해자들은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되길 희망해왔다.

권씨측이 고등법원의 미국 인도 결정에 불복한 끝에 한국 송환 결정을 끌어낸 만큼 재항소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마리야 라코비치 대변인은 권씨측이 판결문을 받은 이후 사흘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며 "권씨의 변호인단이나 포드고리차 고등검찰청이 항소하지 않는다면 며칠 안에 한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비교적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씨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뒤 권씨보다 먼저 국내로 송환된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경우, 법원의 결정이후 송환까지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한씨의 사례를 적용해보면 권씨는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22일에는 호송관들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씨는 범죄인 인도를 위한 구금기간 8개월은 이미 모두 채웠고, 위조여권 사건으로 선고받은 징역 4개월의 남은 복역기간이 22일로 끝난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6일 항소법원의 파기환송을 보도하면서 권씨의 인도국이 어디로 결정되든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이 최종승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그간 권씨 송환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만약 밀로비치 장관이 권씨의 한국 송환을 최종 승인하면 한국 법무부에 이를 통보하게 되고, 구체적인 신병인도 절차에 대해 협의하게 된다.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권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함께 검거됐던 한 CFO는 국내로 송환된 뒤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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