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아·분만에 3조원 이상 투입…필수의료 더 큰 보상”
정부, “소아·분만에 3조원 이상 투입…필수의료 더 큰 보상”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4.03.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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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 비대위원장 '대국민 사과'…"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 입원·수술 등에 더 큰 보상을 주는 방향으로 의료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의료행위에 지불하는 대가) 제도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저출산 등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한 소아청소년과·분만 등 분야에 총 3조원 이상을 집중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난도와 업무강도가 높아 의료공급이 부족한 화상·수지접합·소아외과·이식외과 등 외과계 기피 분야와 심뇌혈관 질환 등 내과계 중증 질환 등 분야에 총 5조원 이상을 집중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의료수가 제도 개편과 관련, “상대가치 조정을 제 때 못하고 있는 현행 ‘상대가치 수가제도’를 전면 개편해 신속하게 재조정하는 기전을 갖추도록 하겠다”면서 “상대가치 점수 개편 주기를 현행 5~7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그 이후 연 단위 상시 조정체계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인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viewer

상대가치 점수란 ‘행위별 수가’의 기본이 되는 ‘의료 행위별 가격’이다. 크게 수술·입원·처치·영상·검사 등 5개 분야로 나뉘는데, 수술·입원·처치료는 저평가된 반면 영상·검사 분야는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차관은 “치료에 필요한 자원의 소모량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의료인의 행위보다는 장비를 사용하는 검사에 대한 보상이 커졌다”고 설명하고 “필수의료 분야 입원·수술·처치의 수가가 대폭 인상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의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움직임에 대해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국민의 믿음을 부디 저버리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재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509건으로 집계됐다. 수술 지연 신고가 3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 취소 88건, 진료 거절 48건, 입원 지연 23건이었다.

한편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그간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우리 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을 생각했지, 환자들이 이러한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연합뉴스

이에 앞서 전국 의대 교수들은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보호하고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대하기 위해 오는 25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를 발표하면서 "환자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해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방 위원장은  "매일 신문, 유튜브 댓글 등에서 국민의 크나큰 분노를 느낄 수 있었고 자괴감도 느꼈다"면서 "그러나 답을 얻었다.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그러나 교수마저 사직하고 현장을 떠나면 어떻게 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교수가 사직서를 내는 것은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인생의 모든 것을 걸어 온 교수직을 던지는 것인데 오죽하면 그렇겠나"라면서 "이 사태가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지고 의료는 완전히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표를 낸다는 의미 자체보다는 그 전에 해법을 찾아달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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