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밥그릇이 있다면, 유권자의 밥그릇도 있다
정치인의 밥그릇이 있다면, 유권자의 밥그릇도 있다
  • 윤영호
  • 승인 2024.03.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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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과격한 ‘바람(風)몰이’냐? 유권자의 차분한 시선(視線)이냐?...정치인을 탓하기 이전에 유권자가 변해야

[윤영호 칼럼] 여의도 윤중로에 벚꽃망울은 피어나고 있지만 선거철 정치는 잔인한 사월의 문턱이다. 국회의원 총선이 눈앞에 도래했다. 총선 D데이가 다가올수록 국회의원 출마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예민하다. 꿈꾸던 밥그릇이 금그릇이 되느냐 질그릇이 되느냐 결정되는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다. 그러기에 막판에 이를수록 상대를 깎아내릴 소재발굴에 매의 눈을 가동하고, 가짜뉴스에 솔깃하며, 막말을 해서라도 선거기간 중에 상대보다 여론에 우위를 점하고 싶은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작금의 상황은 어떤 돌발사고가 발생할지도 우려되는 바다.

역대 어느 선거때보다도 이번에는 탁월한 정책대결보다 상대에 대한 험담과 자신에 대한 피해자 코스프레가 심하다. 희망의 꽃으로 경쟁하는 포지티브정책은 뒷전이고, 상대를 뿌리 채 뒤흔드는 네거티브 바람이 상대방을 뒤 흔들어 대는 진흙탕 싸움이다.

사실,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자기 밥그릇(이해득실)과 관련되는 한, 선공후사(先公後私) 같은 말은 공염불(空念佛)에 불과하다. 이것이 인간사회의 현실이다. 정당에서 공천에 제외되는 것이나, 회사에서 원치 않는 권고사직통보를 받는 거나, 특정 정책시행에 따라 내 밥그릇이나 지위의 변동이 일어나는 것이나 자기 이해관계에 대한 예민한 감정은 어느때 누구에게나 절실한 생존본능이다.

그러기에 어차피 정치는 이해관계의 조정이다. 한정된 자원에 대한 최적화된 배분이다. 양보할 수 없는 극단적 이해관계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내 밥그릇 건드리는데 웃고 만 있을 사람은 없다. 그래서 학연, 지연 보다도 더 강력한 것이 이해관계다. 학연, 지연도 결국은 이해관계의 카르텔 결속이나 영향력 있는 힘에 접근하기 위한 통로가 아니던가? 

출마자는 허접한 공약이라도 애매모호하거나 근사한 추상언어로 과대 포장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동일 차원에서 양측 모두를, 그리고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最善)은 없다. 이러한 상황을 인정한다면 정책과 공약은 최선이 아니라 가장 유익한 차선(次善)을 찾는다는 것이라는 것이 정직한 표현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출마자는 자신의 모순되거나 허접한 공약이라도 애매모호하거나 근사한 추상언어로 맛사지하고 과대 포장한다. 양손에 상반되는 떡을 모두 취하고 져 함이다. 반대로 상대에 대한 이중잣대는 너무도 가혹하다. 학습하는 학창시절이나 철없는 때에 어떤 특정 상황에서 가볍게 표현된 말이라도 전후좌우 맥락을 거두절미하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네거티브 프레임전략에 무차별 악용한다. 공천경쟁자도 마찬가지다.

이 땅은 너 나 할 것없이 완벽한 천사들만 사는 곳이 아니다. 누구나 죄성과 허물을 달고 사는 인간이 사는 곳이다. 보이지 않는 생각과 마음의 영역까지 고려한다면 그야말로 ‘들킨 죄인’과 아직까지 ‘안 들킨 죄인’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철없던 과거시절에 의미없이 객기부리며 던졌던 한 마디 말을 사골탕 우려먹듯 두고두고 무리하게 네거티브하는 전략은 편협함과 조급함의 발로일 수 있다. 

과거보다 과거를 거울삼는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하다. 선거는 출마자들의 착하기 경쟁도 아니고, 예쁘기 경쟁도 아니다. 절박한 출마자들 입장에서는 이기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착하고 예쁘게 보이는 연출은 얼마든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현명한 유권자는 이러한 현실의 진면목을 십분 이해하고 감안하면서 출마자의 정직성과 표현의 진실성, 사상의 정체성과, 공약을 이행할 정책수행능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함께하는 정치인연...정치인의 바람몰이에 유권자의 시선이 춤출 수는 없어 

정치인의 멋진 모습보다 백성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 정치인의 밥그릇(이해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백성의 밥그릇(이해관계)도 엄연히 실존한다. 원천적으로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백성을 위한 정치라야 한다면 유권자 백성의 공적 밥그릇이 정치인의 사적 밥그릇에 그 우선순위가 밀려서 주객이 전도되게 할 수는 없다.

공약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다면 막연한 선거용 어젠다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국회는 입법과 감사기관이고, 행정부는 법과정책의 집행 기관이며, 사법부는 법의 해석과 적용기관이다. 기관별 출마자나 임명자들이 공약을 이행하는 방법과 로드맵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런데도 공약은 구분이 없다. 로드맵은 뒷전이기 때문이다.

스쳐가는 정치인연이 아니라 함께하는 정치인연을 유권자는 바라고 있다. 언제까지나 정치인의 바람몰이에 유권자의 시선이 춤출 수는 없다. 이제는 유권자의 차분한 시선에 네거티브 감성몰이 바람이 잠잠해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정치인을 탓하기 이전에 유권자가 변해야 한다. 유권자가 고민하지 않으면 정치인도 고민하지 않는다. 안정된 민주사회에서 조용하고 강력한 정치개혁의 무기는 유권자의 현명한 한 표다.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할 줄 아는 안목, 팩트와 가짜뉴스를 분별할 수 있는 안목, 사실(事實)과 진실(眞實)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 선거의 책임 있는 주체는 출마자가 아니라 유권자라는 안목….., 진정한 민주주의는 유권자의 안목과 민도만큼 구현된다.

출마자의 백언이 불여일행(百言不如一行)이듯, 유권자의 백언도 불여일표(百言不如一票)다. 다가오는 선거일에는 모든 유권자가 현명하고 지혜로운 안목으로 정당하게 빠짐없이 투표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더뉴스24 주필

전 HCN지속협 대표회장

전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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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옥 2024-03-20 06:16:49
화해와 통합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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