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3개월 남짓 이어진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 5명이 선임되면서 형제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주도로 계약이 체결됐던 한미약품과 OCI그룹과의 통합은 돌연 불투명해졌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학 신텍스 그랜드볼룸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
임 형제 측은 본인들을 포함한 이사 5명을 추천했고, 이날 과반 득표를 얻어 이사회에 진입했다.
반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측이 추천한 이사 6명은 모두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한미사이언스 기존 이사진은 형제의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4명이다. 여기에 정관에 따라 추가로 6명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데, 후보자가 최대 인원인 6명을 초과함에 따라 각 이사 후보자 전원에 대해 표결을 실시했다.
표결 결과 주주제안 측 후보인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사내이사), 임종훈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사내이사), 권규찬 디엑스앤브이엑스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 고려대 특임교수(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사외이사) 등 형제 측 추천 후보자가 전원 이사로 선임됐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 측이 제안한 후보인 임주현 부회장(사내이사),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내이사),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전임교수(사외이사),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사외이사), 박경진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사외이사) 교수는 모두 탈락했다.
형제 측 후보 전원이 이사로 선임되면서 한미·OCI 통합은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1월 각각 이사회 결의를 거쳐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OCI의 지주회사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주식 2065만1295주를 확보하면서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한미사이언스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 8.62%를 확보, 개인으로는 OCI홀딩스 최대주주가 된다는 것이 계약의 핵심이다.
임 씨 남매의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OCI홀딩스의 지분 1.75%를 확보하기로 했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에 반발해 공동으로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을 공식화했다.
이후 이사 선임 안건 주주제안을 청구하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고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