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 달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자율 출퇴근제는 주당 40시간만 채우면 하루에 4시간 근무도 가능한 제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4월 수원 DMC연구소와 화성 반도체연구소 등 연구개발 직군 내의 일부 사업장에서 시행했던 자율출퇴근제를 다음 달부터는 전체 연구개발 및 디자인 직군으로 확대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 10만여명 중 4만명 이상이 대상이다.
자율 출퇴근제는 출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되 하루 8시간만 채우면 되는 기존의 자율출근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방식으로 '스마트 워크' 차원에서 도입했다. 개인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직원들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를 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규정대로라면 오전 8시 출근했다가 낮12시에 퇴근할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업무 관리는 더욱 엄격히 해 업무중 누수되는 시간을 없애기로 했다. 현재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는 간단한 티 타임도 업무 시간에서 빼는 식이다.
하지만 자율 출퇴근제가 얼마나 잘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1993년 삼성전자는 7·4제(7시 출근·4시 퇴근)를 실시했다. 차가 막히지 않을 때 일찍 출근해서 집중적으로 일하고 오후에는 일찍 퇴근해 자기 계발을 하라는 취지로 도입했다.
문제는 일찍 출근해도 퇴근은 상사 눈치를 보느라 기존처럼 하는 등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폐지됐다. 2002년부터 8·5제(8시 출근·5시 퇴근)으로 바뀌었고, 2009년에는 자율 출근제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