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사실상 불복했다. 이에 따라 사의를 표명한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달리 사퇴 수순을 밟지 않는다.
임 회장은 4일 퇴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를 대상으로)권리구제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서 중징계를 확정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것으로, 사퇴거부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의미다.
통상 오후 6시쯤 퇴근하는 임 회장은 이날 오후 7시30분경 퇴근길에 올랐다. 내부조율 과정을 거쳐 임 회장이 내놓은 대답이 바로 '권리구제절차'다. 임 회장의 이 같은 입장은 KB금융이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드러난다.
임 회장은 KB금융에서 금감원의 중징계 발표 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KB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절한 절차를 통해서 정확한 진실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 회장이 언급한 '진실'은 주전산기 교체에 따른 압력, 인사개입 등 임 회장에 대한 중징계 사유다. 다만 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금융위를 대상으로도 소명절차를 밟게 된다. 금융위의 의결은 오는 10월 1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그동안 더 큰 내부 분란을 방지하기 위해 대응을 자제했고 과거의 예로 봐서 제재심의 결과가 충분히 최종 결정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우려하던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며 "경영공백을 줄이기 위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조직안정화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 임직원 및 이사회와 긴밀히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금융위에서 중징계 확정되더라도 권리구제절차 나설 뜻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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